미국에 위장 취업한 북한 IT 노동자들 ‘노트북 농장’ 무더기 적발···“제재 피해 핵무기 개발 자금줄”
북한 평양의 과학기술전당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민들. 북한에서는 전체 인구의 1%도 안되는 특권층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AP연합뉴스
국제 제재를 회피해 미국에 위장 취업한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의 원격 거점인 이른바 ‘노트북 농장’이 적발됐다.
미 법무부는 13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과 텍사스 북부연방지검이 텍사스주 전역에서 진행된 합동 작전 ‘론스타 라운드업’에 따라 북한 IT 노동자들의 불법 네트워크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작전을 통해 주거지 40여곳을 수색했으며 북한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에 무단 침투하는 데 악용된 노트북과 KVM(키보드·영상·마우스) 장치 등 187대를 압수했다.
브렛 레더먼 FBI 사이버 부문 책임자는 “북한이 국가가 통제하는 IT 노동자 수천 명을 미국과 동맹국에 투입하고 있다”며 “이들이 확보하는 일자리 하나하나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자금줄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도용하거나 위조한 미국 신분증과 인터넷 접속 위치를 조작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 등을 활용해 미국 국내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것처럼 위장해 일자리를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을 도운 미국 내 조력자들은 피해 기업이 발송한 원격 업무용 노트북을 자택에 수령해 설치하고, 원격 접속 소프트웨어를 깔아 북한의 해커와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노트북 농장을 제공했다. 이들은 급여를 북한이 관리하는 계좌로 이체하기도 했다.
미국 사이버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북한 IT 요원 집단과 그들을 돕는 세력에 ‘페이머스 천리마’라는 이름을 붙였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애덤 마이어스는 “북한의 위장 취업 수법이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복잡성 또한 고도화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라이언 레이볼드 텍사스 북부지검 연방 검사는 “이번 수사는 단순 사기 사건을 훨씬 넘어서는 사안”이라며 “미국의 적들이 우리 기업을 이용하거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6월 미국 내 16개 주에서 노트북 농장 29곳을 적발했다고 밝혔고, 애리조나주 출신의 한 여성은 2023년 적발된 노트북 농장으로 북한을 도운 혐의가 인정돼 법원에서 징역 8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텍사스주 지역 방송 ‘폭스4’는 북한 IT 노동자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2024년 한 해에만 약 8억달러(약 1조800억원)에 달한다고 재무부 추산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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