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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5, 2026

[단독] “일본 ‘고프로’ 제도, 장시간 노동 규제 예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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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손을 마주 잡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손을 마주 잡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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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고도 프로페셔널’(고프로) 제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건,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전반적인 노동개혁 과정에서 ‘예외’로 포함됐기 때문이에요. 한국은 이미 특별연장근로제도가 있는데, 정부가 메가특구를 추진한다면서 단독으로 법을 ‘개악’하려는 걸 이해하기 어렵네요.”

일본 국책 연구기관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JILPT) 소속 오학수 특임연구위원은 15일 한겨레와 한 서면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가특구특별법에 고소득 연구개발직의 주52시간제 적용 폐지 특례를 넣으려는 한국 정부가 유사한 ‘선진국 사례’ 가운데 하나로 일본의 고프로 제도를 들고 있지만, 실상은 ‘묻지마 장시간 노동 허용’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본의 법정노동시간은 한국과 같은 주40시간이지만, 연장근로 한도는 1개월 45시간, 1년 360시간까지로 주 단위로 따지면 12시간인 한국보다 짧다. 예견하지 못한 업무량 급증 땐 연장근로 한도를 1년 최대 720시간까지 허용하는데 이 역시 주24시간(연장근로 12시간+특별연장근로 12시간)인 한국보다 짧다. 그 덕에 202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상 연간 노동시간은 한국이 1824시간인 반면 일본은 1614시간으로 210시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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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18년 일본이 추진한 ‘일하는 방식 개혁’의 결과다. 당시 일본은 연장근로 상한을 처음 법에 명시하고 위반 시 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장시간 노동을 못하도록 규제를 전반적으로 강화한 것인데, 예외 조항으로 고프로 제도를 도입했다. 그 조항만으로도 과로를 부추긴다는 반대가 거셌던 탓에 오 특임연구위원은 “고프로 제도만 단독으로 추진했다면 통과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프로 제도의 대상은 연소득 1075만엔(약 9200만원) 이상 연구개발직 등 전문직이다. 실제 적용하려면 노동자 개인의 동의는 물론 노사공동위원회 5분의4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심야노동 월 4차례 이내 제한, 연 1차례 이상 연속 2주 휴일 부여 같은 건강보호 방안도 반드시 한가지 이상 넣어야 하고, 추후 노동자가 동의를 철회할 수 있는 절차도 있다. 제도가 까다롭다는 건 ‘정말 불가피할 때만, 노동자를 보호하면서 쓰라’는 얘기다. 그 결과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고프로 제도가 적용된 건 41개 기업, 42개 사업장의 1420명뿐이었다. 경영 컨설턴트가 1263명으로 가장 많았고, 메가특구 노동특례 적용 대상과 유사한 신기술·상품 연구개발직은 42명으로 3%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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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구상은 일본보다 헐겁다. 정부는 메가특구에서 ‘소득 상위 3%’(연봉 1억4천만∼1억5천만원 수준)인 연구개발직을 대상으로 노동자 개인의 동의만 거쳐 노동시간 상한과 연장·야간·휴일 가산임금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주 최대 64시간 일하는 특별연장근로 제도가 있고, 반도체 연구개발 업무의 특별연장근로는 1회 인가기간을 최대 6개월로 확대한 특례가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또 노동시간에 손을 대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특별연장근로와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동의’만 전제한다면 일본과 달리 남발될 우려도 크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1∼2025년 특별연장근로 인가 대상자는 연평균 38만3천명이었고, 같은 기간 인가 사업장의 질병재해율(0.2%)은 전체 사업장(0.12%)보다 2배가량 높았다. 지금도 40만명 가까운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으로 건강을 위협받는 상황을 개선하지는 못할 망정, ‘고소득’이라는 이유로 극한의 노동으로 내몰아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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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위원은 “정부는 메가특구 노동특례를 고민할 게 아니라, 현행 특별연장근로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노동자 개인의 동의가 아닌, 과반수 노조 등 근로자대표와 서면협정을 체결하도록 인가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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