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30억 들인 출판유통전산망, 신간 4권 중 3권 외면·베스트셀러 절반 이상 미등록
지난 6월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방문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권도현 기자
130억원 대의 예산을 들인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발행 신간 7만4654종 중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등록된 책은 1만7057종(22.85%)에 그쳤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출판사가 책의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서명, 저자, 가격 등을 입력하면 유통사와 서점이 이를 활용하도록 구축한 시스템이다. 출판계 유통 관행이 낡아 도서 판매량 집계가 어렵고, 저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도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만들어진 서비스다. 출판사, 유통사, 대형서점, 지역서점 등에 흩어져있는 도서 판매량을 통합해 한 번에 볼 수 있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서비스 개념도. 홈페이지 갈무리
2018~2026년 편성된 예산은 140억9500만원으로, 지난해까지 117억9000만원이 집행됐다. 올해도 16억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매년 15억~20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된다.
신간 등록률은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2021년 5.54%였던 등록률은 지난해 22.85%까지 올랐다. 하지만 개통 5년째인데도 신간 4권 중 1권만 등록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베스트셀러도 절반 이상 등록되지 않았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2025년 베스트셀러 상위 50종 가운데 전산망에 등록된 도서는 23종에 그쳤다. 수 년간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있는 양귀자의 <모순>도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았다.
출판사들이 전산망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메타데이터 입력 부담’(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용자 만족도 조사)이 주된 이유였다. 기존 주문·재고 관리 시스템에 입력한 정보를 다시 입력하는 것이 ‘중복 업무’기 때문이다. 전산망에 쿠팡 등 최근 떠오르는 도서 판매처의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영화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공연은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예매, 발권 정보 등을 전송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출판사에 정보를 한 번 더 입력하라고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존 출판·유통 시스템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주요 유통 채널까지 빠짐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산망 운영방식을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공급망 관리 시스템(SCM)과 전산망을 자동 연계에 중복 업무를 줄이거나 인센티브 제공, 정보제공 의무화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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