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퐁피두 분관 유치·라 스칼라 초청 사실상 백지화···오페라하우스 2028년 개관
전재수 부산시장이 14일 오전 부산시청 브리핑실에서 문화 현안 브리핑을 열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사업’을 전면 취소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예정됐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 역시 사실상 무산되면서 전임 박형준 시장의 문화 분야 핵심 정책이 모두 백지화됐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문화 분야 주요 현안 브리핑’을 열고 두 사업의 백지화를 공식화했다. 전 시장은 “시민 체감과 공공성, 재정 부담과 행정적 책임 등 4개 원칙을 바탕으로 진행한 숙의 과정을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퐁피두는 2022년부터 부산시가 세계적 미술관 유치를 목표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부산 남구 이기대 공원에 1100억원을 들여 건물을 짓고 분관을 유치한다는 소식에 지역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라 스칼라는 내년 말쯤으로 예정된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으로 준비됐다. 라 스칼라 <오텔로>를 유치해 공연 제작 전체 노하우를 배워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제작극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였다. 예산 규모는 100억 원 내외였다.
부산시는 퐁피두는 정책점검단에서, 라 스칼라는 운영자문단과 시민토론회·여론조사 등 숙의 과정을 약 두 달간 진행했다.
그 결과 퐁피두는 이기대 공원의 자연환경을 훼손할 이유가 없고,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최종 철회했다. 대신 북항에 지역 예술인을 위한 전시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건립에만 시비 1100억 원, 운영에 매년 125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산 재정이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라 스칼라는 시민 여론조사에서 찬성(75%)이 월등히 많았지만 결국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부산시는 협찬 모금이 쉽지 않고, 이 공연에 부산 예술계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전 시장은 “이 결론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의 기대와 제안도 앞으로 정책에 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당초 내년 9월로 예정했던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도 미루기로 했다. 전 시장은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말 준공하고 2027년 시설 점검과 시범공연을 거친 뒤 오는 2028년 정식 개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개관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중동전쟁 등의 이유로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개관 공연이 원래 계획보다 자연스레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 운영이 안정되면 세계적 오페라 극장의 초청 공연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라 스칼라는 2027년 9월 일본과 중국 투어 도중 부산에서도 공연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지난 7월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과 재계약했다. 정 감독은 내년부터 라 스칼라의 예술감독도 맡을 예정이다.
이를 두고 고국 공연이 무산된 정 감독의 입장을 부산시가 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지역 음악계 관계자는 “라 스칼라 발표의 핵심은 오페라하우스 정식 개관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전쟁으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을 공연 무산의 이유로 들어 난처해질 수 있는 정 감독의 입장을 부산시가 배려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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