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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0, 2026

“억만장자 권력에 고삐”···노벨경제상 수상자 6인, 캘리포니아 부유세 공개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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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전당대회에 ‘억만장자세’ 관련 부스가 설치돼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전당대회에 ‘억만장자세’ 관련 부스가 설치돼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억만장자에게 순자산의 5%를 한 차례 과세하는 ‘억만장자세’ 주민투표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공개 지지에 나섰다. 이들은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급증한 데 비해 세 부담은 낮았다며 이번 투표가 다른 나라의 초부유층 과세 논의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런 애쓰모글루·폴 크루그먼·조지프 스티글리츠·에스테르 뒤플로·아브히지트 바네르지·피터 다이아몬드 등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6인은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추진 중인 억만장자세를 지지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오는 11월3일 순자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캘리포니아주 거주 억만장자들에게 순자산의 5%를 일회성으로 과세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 40호’를 주민투표에 부친다. 발의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최초의 부유세 사례가 된다.

억만장자세 논의는 지난해 미 의회의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등에 대응해 캘리포니아 의료노조 SEIU-UHW가 약 1000억달러의 재원 마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캠퍼스의 에마뉘엘 사에즈·가브리엘 쥐크만 교수 등 저명한 부유세 연구자들이 세금안 설계에 참여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서한에서 “지난 수십 년간 캘리포니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가 됐다”며 캘리포니아가 억만장자 과세라는 “역사적 조처를 하기 적합한 곳”이라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 상위 0.001%에 해당하는 억만장자 약 250명의 자산은 2조3000억달러로, 주 전체 납세자의 연간 소득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10년 전 캘리포니아 상위 0.001%의 자산이 약 7000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규모다.

수상자들은 억만장자들이 사회·경제적 기여에 대해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면서, 각종 세제상 허점을 이용해 자본수익에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동안 평범한 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해왔다고 지적했다. 근거로는 2019~2025년 캘리포니아 억만장자들이 낸 소득세가 같은 기간 이들의 자산 증가액 1조4000억달러의 1.6%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는 일반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소득세 부담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번 서한은 반대 진영이 억만장자세 과세 대상이 향후 일반 시민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전을 벌인 이후 나왔다. 반대 측은 억만장자세가 결국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한 자산세로 확대될 수 있는 ‘트로이 목마’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가상자산 기업 리플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슨 등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은 발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거액을 투입하고 있다. 브린은 억만장자세 반대 단체 ‘더 나은 캘리포니아 만들기’에 1억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이 단체는 억만장자세가 부유층의 캘리포니아 이탈을 촉진해 주정부에 약 250억달러의 세수 손실을 초래하고, 은퇴 자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위험한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반대 진영의 이 같은 주장도 반박했다. 억만장자세가 기업과 투자자의 캘리포니아 이탈을 촉진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그 반대”라고 밝혔다. 주민발의안이 제안된 이후 캘리포니아가 미국 신규 벤처캐피털 투자액의 약 80%를 유치했다며, 2025년 이전 약 50%였던 비중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를 번영하게 할 것은 소수 억만장자가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인 보건과 교육, 공공 인프라에 충분한 공공 지출을 하는 것”이라며 “초부유층에 이에 기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공정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표가 “시민들이 억만장자들의 권력에 고삐를 죄기 시작할 첫 번째 기회를 제공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다른 주와 국가에서도 초고액 자산가 과세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며 “이번 투표는 훗날 민주주의와 과두제 간 싸움의 전환점으로 평가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치권의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은 억만장자세를 공식 지지하지만, 개빈 뉴섬 주지사는 주 단위 부유세가 기업가와 자본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대신 부유층 과세는 연방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캘리포니아공공정책연구소가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억만장자세에 찬성하는 주민은 52%로 반대(46%)보다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세 대상으로 거론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지난 1월 억만장자세 납부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perfectly fine)”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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