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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7, 2026

AI로 ‘가짜 예매 화면’ 뚝딱…티켓 사기 문턱까지 낮추는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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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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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수 요네즈 켄시 팬인 강아무개(30)씨는 내년 1월 있을 내한 공연표를 구하다가, 한 중고거래 누리집에서 ‘좋은 자리 표를 양도한다’는 판매 글을 보게 됐다. 강씨는 판매자와 연락해 지난달 29일 표 2장을 50만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표를 배송받을 주소지만 강씨 쪽으로 바꿔주는 방식이었다. 판매자는 표를 예매한 화면, 배송지가 강씨 주소지로 변경된 화면 등을 전했다. 그런데 돈을 입금하고 자세히 화면을 살펴보니 실제 예약 누리집과 미세하게 달랐다.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손쉽게 유사한 예매 화면을 만들어 피해자를 속이는 ‘티켓 사기’ 수법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알게 됐다. 표 배송 기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강씨는 자신이 겪은 일 또한 사기임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손쉽게 ‘가짜 예매 화면’을 만든 뒤 “표를 중고거래하겠다”며 송금을 유도하는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가뜩이나 만연한 공연·경기표 거래 사기 문턱을 인공지능이 한층 더 낮추고 있는 셈이다.

강씨 사례를 6일 보면, 판매자에게 전달받은 예매 누리집 화면은 실제와 거의 유사하지만 ‘도메인 주소’가 미묘하게 다르다. 예매가 완료되면 나타나는 페이지 주소는 ‘슬래시’(/)가 붙고 그다음 영어와 숫자로 구성된 고유 번호가 각기 달리 붙는다. 하지만 강씨가 받은 티켓 두장의 도메인 주소는 정확히 일치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리집 화면 하단 예매 페이지 취소 가능 기한과 관련된 부분도 모양이 조금 달랐다. 일반 시민이 화면만 봐서는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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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본 전문가들은 “감쪽같은 사기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 소장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사기로 추정된다. 인공지능에 예매 화면을 입력해 실제 사이트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어 냈거나, 예매 화면 이미지에서 예매번호만 달라지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인공지능연구원 교수는 “에이전트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픽셀 단위까지 똑같은 클론(복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영상까지 조작하는 상황인만큼, 비전문가들은 허위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한겨레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짜 티켓’을 만들어보니, 몇 초 만에 본래 누리집을 본뜬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인공지능에 “티켓 예매 누리집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몇 가지 세부 명령만 더하는 되는 수준이었다. 예매번호와 배송지 등을 변경하는 일도 간단했다. 피해자를 정교하게 속일 수 있는 수준의 티켓 사기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이재성 중앙대 교수(AI학과)는 “유사한 이미지를 만드는 일은 픽셀값을 바꿔달란 요청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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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번호만으로 공연 표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사기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지만, 이런 기능을 제공하는 예매 업체는 찾아보기 어렵다. 티켓 예매 플랫폼 놀(NOL)유니버스 관계자는 “(개인들 사이의 거래는) 정식 판매가 아니고, 악용의 우려가 있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공연이나 경기표 구하기가 극히 어려워진 상황에서 팬들 대부분이 중고거래 누리집 등을 이용한 개인 간 거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공연팬들 사이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서로의 티켓 번호를 비교해가며 중고로 마련한 공연 표의 진위 여부를 따져보는 모습까지 나타난다.

김 소장은 “2차 거래 티켓이라도 판매로 이윤을 창출한 플랫폼에는 책임이 있다”며 “티켓 번호를 입력하면 기본 정보와 누구로부터 누구에게로 양도됐는지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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