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조작기소 특검법에 우려··· ‘검찰권 남용’ 기준 모호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이 지난 5일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심사보고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6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두고 대법원이 수사 대상 기준이 모호하다는 등 법안 내용을 지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법원은 특검법안을 그대로 제정하면 재판 과정에서 공소기각이나 증거능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6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심사자료를 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특검법안 일부 조항에 ‘신중 검토’ ‘추가 검토 필요’ 의견 등을 냈다. 해당 조항을 그대로 제정하면 안된다는 사실상의 반대 의견이다.
‘야당 대표 제거’ ‘검찰 인력 집중 동원’ 등 수사 대상 기준 모호
법원행정처는 ‘검찰행정권 남용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으로 정한 규정부터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법안 제2조 제1항 제2호는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쌍방울 대북 송금 등 법안에 명시된 사건과 관련해 “야당 대표 제거 등 목적 달성을 위해 통상의 경우와 달리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검찰 인력을 집중 동원해 검찰권을 남용하거나 하게 했다는 범죄 의혹 사건”을 특검 수사 대상으로 정했다.
법안에 열거된 사건들 외에 수사를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사건을 규정한 것인데, 법원행정처는 ‘야당 대표 제거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또 검찰권 남용의 기준도 모호하다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검찰 인력의 동원이 어느 기간, 규모에 이르러야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에 해당하는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사위 전문위원도 비슷한 취지로 검토 의견을 밝히면서, 김건희 특검팀이 기소한 사건을 공소기각한 대법원 판례를 언급했다. 수사 대상이 16개나 됐던 김건희 특검팀도 서울양평고속도로 사건에서 국토부 공무원의 개인 비리 혐의로 수사를 확대했다가, 결국 대법원에서 수사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해 공소기각을 확정받았다.
법원행정처는 영장 청구를 서울중앙지법이 전속 관할하도록 한 규정도 문제 삼았다.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서울고법, 수원고법, 수원지법 등에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안에 따르면 특검은 이들 사건과 관련된 영장 청구를 서울중앙지법에 해야 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재판 중인 사건은 담당 재판부와 소속 법원으로부터 발급받은 압수수색 영장으로만 증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다. 구속영장도 마찬가지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이미 공소제기된 사건의 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에 대해 전속관할 규정이 적용되는지 등에 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재판 과정에서 증거능력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추가검토 의견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이 영장청구를 전속 관할하는 이 조항은 향후 수정안에서는 삭제됐다.
위법 수사에 사전 통제절차 두고 있지 않아
법원은 특히 ‘공소유지 변호사’ 조항을 두고 검사에게 부여된 공소유지 권한을 사법경찰관 직무를 맡은 특별수사관에게 위임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특검법 제7조는 특검이 변호사 자격을 가진 특별수사관 중 공소유지를 담당할 변호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법원행정처는 “(특별수사관은) 기본적으로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인데 이들에게 변호사 자격이 있다는 이유로 행정부에 부여된 헌법상 권한을, 그 수반인 대통령의 관여도 없이 특별검사가 임의로 지정해 공소유지권을 부여함이 타당한지 추가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소송행위가 위임 범위를 일탈할 경우 무효가 돼 공판절차가 공전하거나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특검법안에 피의자 등이 수사 단계에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절차가 빠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앞서 4대 특검법안과 선관위 특검법안에는 모두 특별검사의 직무 권한 이탈에 대해 서울고법에 이의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마련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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