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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8, 2026

“기술이 해결한다”는 과학자, 기후변화 막는 행동엔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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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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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막거나 늦추기 위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대기 중 탄소를 포집·활용·저장(CCUS)하는 등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기술의 효과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엔 ‘언젠가는 기술이 발전해 우리를 구원할 것’이란 믿음이 담겼는데, 이런 태도를 ‘기술낙관주의’라 부를 수 있다. 최근 나온 연구에선 기술낙관주의 태도를 가진 과학자일수록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비안 다블랜더 영국 런던정경대(LSE) 조교수 등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환경연구레터’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기술낙관주의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후 행동’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지 살폈다. “지식의 생산자인 과학자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온실가스 감축 경로가 가능한지, 또 어떤 경로가 필요한지를 둘러싼 사회적·정책적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2022~2022년 각 분야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115개국 9000여명의 응답을 확보했다. 설문조사에서는 ‘기술 발전이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것이다’라는 문항을 제시해,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 또는 ‘동의’한 과학자를 ‘기술낙관주의’ 과학자로 규정했다. 연구 영역과 관련 없이, 전체 과학자 가운데 27%는 기술낙관주의 과학자(전적으로 동의 6%, 동의 21%)로 나타났다. 기술낙관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44%(전적으로 부동의 31%, 부동의 13%)였다. 기후변화를 우려하지 않는 과학자 가운데 기술낙관주의 과학자는 51%에 달했지만,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과학자에선 2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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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낙관주의에 대한 동의가 여러 형태의 기후 행동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도 분석한 결과, 기술이 기후변화를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은 과학자들에 견줘 시민 차원의 기후 행동에 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청원에 서명한다거나(41% 대 52%), 시위에 참여한다거나(17% 대 28%), 정책을 촉구한다거나(25% 대 33%) 등의 참여에서 차이가 난 것이다. 모든 활동을 평균했을 때 기술낙관주의 과학자의 시민 활동 참여율은 그렇지 않은 과학자보다 평균 23% 낮았다.

기술낙관주의 과학자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는 일에도 더 소극적이었다. 비행기 탑승 횟수를 줄인다거나(43% 대 57%), 자동차를 덜 사용한다거나(62% 대 74%), 채식 위주 식단을 실천한다거나(31% 대 45%) 등의 활동에서 차이가 났다. 단 전기차 전환(18% 대 18%), 가정용 재생에너지 사용(46% 대 47%) 등 기술 관련한 생활 습관에서는 차이가 미미했다. 전반적으로 기술낙관주의 과학자의 생활 습관 변화 노력은 그렇지 않은 과학자보다 평균 18%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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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낙관주의(빨간색) 과학자와 그렇지 않은(파란색) 과학자의 차이. 논문 갈무리
기술낙관주의(빨간색) 과학자와 그렇지 않은(파란색) 과학자의 차이. 논문 갈무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광범위한 사회경제적인 변혁, 소비 및 생활 습관의 근본적 변화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술이 해결해줄 것’이란 믿음은 “기후변화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조적이고 행동이 필요한 변화를 지연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번 논문은 “지식 생산자이자 사회적으로 높은 신뢰를 받는 주체로서 공공 담론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개인적 및 집단적 변화의 본보기 구실을 할 수 있는 과학자들의 기술낙관주의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준다. 다블랜더 교수는 “기술적 해결책은 사람들의 생활·소비 방식을 바꾸지 않고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기후과학자 케빈 앤더슨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틴달기후변화연구센터)는 “미래의 기술적 구원에 대한 믿음은 또 다른 버팀목이 되어, 내일이 되면 나타날지도 모르는 해결책에 희망을 걸고 오늘날의 어려운 선택을 미루게 한다. 그러나 이런 약속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다른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연구에 요구되는 검증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또 “증거가 드러내는 결과가 불편할수록, 증거가 뒷받침하지 않는 미래를 믿으려는 열정은 더욱 커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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