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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26, 2026

[단독] 겨울 코앞인데…보라매병원, ‘노숙인 전용병상’ 절반 축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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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에서 노숙인·무연고 환자의 입원 치료를 담당하는 행려환자 전용 병동의 출입문에 ‘39병동’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보라매병원에서 노숙인·무연고 환자의 입원 치료를 담당하는 행려환자 전용 병동의 출입문에 ‘39병동’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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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보라매병원(보라매병원)이 30년 넘게 운영해 온 ‘노숙인·무연고자 등 행려환자 병상’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병원이 운영 효율을 앞세워 취약계층 진료라는 ‘공공성’을 후퇴시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겨레가 입수한 보라매병원 내부 회의자료를 보면, 병원은 지난 13일 진료과장회의에서 행려환자 전용인 39병동의 병상 26개를 14개로 줄이고 일반환자의 당일 입·퇴원 병상 8개를 마련할 계획을 공유했다. 보라매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립공공병원으로, 1992년부터 운영해온 39병동을 공공의료의 대표 사례로 소개해왔다.

노숙인 환자가 늘어나는 겨울을 앞두고 나온 병원의 계획에 노조 쪽은 “공공의료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39병동 병상가동률은 여름에 낮았다가 겨울에 높아져, 2024년 1월엔 73.2%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8월 22.8%, 9월 25.6%였다가 11월 40.6%로 높아졌고, 올해 2월과 3월엔 각각 51.9%, 56.2%였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정부 지원 감소로 대다수 병원이 행려환자 병상을 폐쇄했지만, 보라매병원은 의료공공성을 위해 39병동을 꿋꿋이 지켜왔다”며 “이곳이 폐쇄되면 서울시내 행려환자는 갈 곳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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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쪽은 39병동의 병상가동률이 낮아,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임시조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보라매병원 전체 병상가동률이 약 75%인 상황에서 굳이 행려환자 병상을 축소할 필요가 있냐는 게 노조 쪽 시각이다. 당일 입·퇴원 환자를 수용할 병상 여유분이 있는데도 행려환자 병상을 줄이는 건 공공의료 역량 훼손이라는 것이다. 서울대병원분회는 “그간 임시조처가 장기화된 사례가 많았다”며 “겨울철 행려환자 병상을 축소할 경우, 급작스런 추위로 건강이 악화된 노숙인들이 몰리면 병상 부족으로 제때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라매병원이 지난 13일 진료과장회의에서 공유한 행려환자 전용 39병동 변경 계획안. 기존 행려병상 26개를 14개로 축소하고(빨간색), 일반환자용 당일 입·퇴원 병상 8개를 새로 마련하는 내용이다(파란색).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제공
보라매병원이 지난 13일 진료과장회의에서 공유한 행려환자 전용 39병동 변경 계획안. 기존 행려병상 26개를 14개로 축소하고(빨간색), 일반환자용 당일 입·퇴원 병상 8개를 새로 마련하는 내용이다(파란색).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제공

병상 축소가 환자 상호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은 축소된 행려환자 병상과 새로 마련할 일반환자 병상 사이에 출입통제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행려환자 병상 쪽에는 화장실이 없어 일반환자 병상 쪽을 이용해야 한다. 간호 인력도 두 병상을 동시에 담당하게 돼 있다. 서울대병원분회 관계자는 “건강 상태가 취약한 행려환자들이 일반환자와 동선이 겹치는데다 같은 간호 인력의 돌봄을 받게 되면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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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 관계자는 “행려환자 병상 축소는 확정이 아니라 검토 단계”라며 “최대한 많은 시민에게 의료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행려환자가 늘어나면 늘어나는대로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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