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 규약서 ‘평화통일’ 삭제…‘김정은 시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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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한 뒤, 체제 통치 규범인 당규약에서 대남 통일노선과 관련한 표현을 완전히 삭제한 것으로 당규약 전문에서 확인됐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겸하는 당 총비서 직책의 권능과 권한을 세부 사항까지 명문화하며 김 위원장의 유일 영도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3일 서울 중구에서 ‘북한 제9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 분석 및 북한 정세 평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을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2024년 6월 개정된 노동당 규약을 입수해 지난 4월 일부 내용을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 당규약에 ‘두 국가론’이 반영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그 뒤 지난 2월 열린 9차 당대회 때 개정된 내용까지 반영된 당규약 전문 공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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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을 보면, 민족자주와 민족대단결, 평화통일 등 대남혁명노선과 통일 노선을 전부 폐기한 것이 재확인됐다. 2023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데 따른 작업으로, 2024년 6월 규약 개정 때 관련 표현이 삭제됐다. 북한은 지난 3월 개정한 헌법에서도 통일 관련 개념과 원칙을 삭제했다. 다만 김일기 전략연 수석연구위원은 “(헌법과 마찬가지로) 당규약에서도 남북을 ‘적대적’이라거나 교전국 관계로 명문화하진 않았다”며 “두 국가 원칙 아래 향후 남북관계의 접점을 만들 공간을 남겨놓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당규약은 선대의 업적은 줄이고, 김 위원장 중심의 유일 체제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약에서 김일성·김정일 주의에 관한 기술이나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들을 영원히 높이 모시고”라는 등 선대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은 모두 삭제됐다. 대신 당규약 서문에 노동당은 “수반을 중심으로 조직 사상적으로 공고하게 결합된다”며 김 위원장 중심의 통치 체제를 명문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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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맡은 총비서의 권능과 권한을 세분화해 당 장악력도 보여줬다. △간부 임면 △당원의 입당·출당 △당조직·부서 해산 권한 등을 명기해 총비서의 당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한 것이다. 전략연은 이날 낸 ‘당규약 분석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당규약이 “‘김정은 시대 2.0’의 법과 제도 구축 차원에서 통치 규범을 개정한 것”이라고 짚었다. 김인태 전략연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영도체계를 강화하며, 장기 (집권) 체제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으로써 2021년 8차 당대회때 신설된 제1비서 직위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파악됐다. 북한은 당 2인자로 꼽히는 이 자리에 대한 인선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 김인태 수석연구위원은 “조용원 당 비서가 공식 임명만 안됐을 뿐 제1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시’ 당중앙위원회의 당적 지위와 역할 등 유사시를 대비한 조항도 신설했다. 노동당의 전·평시 지위와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노동당 입당 연령 18살에서 20살로 올라간 것으로 드러났다. 1945년 노동당 창당 당시 입당 연령은 원래 20살이었으나 1956년 3차 당대회 때 당원 확충을 위해 18살로 하향 조정했고, 70여년 만에 창당 때 기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전략연은 학교 졸업 이후 사회에 나와 행정과업을 수행하는 현실을 반영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김종원 전략연 연구위원은 후계자 내정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노동당 입당 시기와 관련해 “42~43살인 김 위원장이 20년은 여유 있게 통치할 것이기 때문에 주애가 18살에 입당하느냐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오히려 주애가 후계자로서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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