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이전하면 어쩌나···맞벌이들 집단 이탈? 단 2%만 “가족과 가겠다”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연 지방이전 반대 공동 집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산업은행 본점이 비수도권으로 옮겨갈 경우 가족과 함께 이사하겠다는 직원은 100명 중 2명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모두 일하는 가정이 많아 한쪽이 직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온 가족이 내려가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산업은행 노조)는 30일 ‘본점 이전 관련 직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이달 14일부터 18일까지 산업은행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1986명이 응답했다.
본점 이전 시 예상되는 근무·거주 형태를 묻자 ‘가족과 함께 이전 지역으로 이주하겠다’는 응답은 45명(2.3%)에 불과했다. 대신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본점이 아닌 곳에서 근무하겠다’는 응답이 42.2%, ‘가족과 떨어져 본점에 단신부임하겠다’는 응답이 41.0%였다. 본점 발령을 받더라도 가족은 서울·수도권에 두고 혼자 내려가거나, 아예 지방 본점을 피하겠다는 직원이 대다수라는 뜻이다.
이전 지역으로 이사하기 어려운 이유(최대 2개 선택)로는 ‘맞벌이’를 꼽은 직원이 43.8%로 가장 많았다. 배우자가 수도권에서 직장을 다니는 상황에서 가족 전체가 옮기려면 누군가는 일을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우자가 직장에 다니는 직원의 52%는 본점 외 근무를 희망했다.
이어 생활환경(39.4%), 가족돌봄(23.3%), 자녀교육(22.5%) 등이 반대 사유로 꼽혔다.
이 같은 부담은 인력 이탈 우려로 이어졌다. 본점 이전 시 이직이나 퇴사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57.4%였고, 조직의 허리인 40대 이하 실무자(대리·과장·차장, 1237명)로 좁히면 69.9%까지 올라갔다. 이직·퇴사 사유(최대 3개 선택)로는 주거 문제(31.1%)와 맞벌이(28.2%)에 이어 ‘산업은행의 경쟁력과 장래에 대한 우려’(23.9%)가 꼽혔다.
노조 집계에 따르면 정년퇴직을 제외한 자발적 퇴사자는 2018~2021년 연 34~46명 수준이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발표한 2022년 97명, 2023년 87명으로 급증한 바 있다.
정부가 이달 3일 발표한 이전 지원책(2년간 월 20만원 수당 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8.5%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본점 이전 자체에 대해서는 97.4%가 반대했고, 찬성은 1.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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