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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8, 2026

항암제 원료, 흔한 당으로 98% 만들었다… ‘효소 4종 이어달리기’ 세계 첫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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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식품공학과 및 대학원 융합생명공학과 김경헌 교수(교신저자), 경북대 식품공학부 김동현 교수(공동 교신저자),고려대 대학원 융합생명공학과 이자현 박사과정(제1저자), 김윤주 석사(제2저자). (고려대학교 제공)
(왼쪽부터)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식품공학과 및 대학원 융합생명공학과 김경헌 교수(교신저자), 경북대 식품공학부 김동현 교수(공동 교신저자),고려대 대학원 융합생명공학과 이자현 박사과정(제1저자), 김윤주 석사(제2저자). (고려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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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와 B형 간염 치료제의 핵심 원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자연에서 흔한 당인 D-리보오스에서 효소 반응만으로 이 원료를 합성해 낸 것은 세계 처음이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생명과학대학 식품공학과 및 대학원 융합생명공학과 김경헌 교수팀과 경북대학교 식품공학부 김동현 교수는 D-리보오스를 약품 원료인 L-리보오스로 98% 이상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RSC) 학술지 ‘Green Chemistry(IF=10.6)’에 8월 20일 게재됐다.

당 분자는 오른손과 왼손처럼 모양은 같지만 서로 포개지지 않는 두 종류가 있다. 자연에는 오른손 모양(D형)이 흔하고, 약 재료로 쓰이는 왼손 모양(L형)은 거의 없다. 그래서 L-리보오스는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기존 화학 합성은 영하 78도 냉각과 독성 물질이 필요한 4~9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효소를 쓴 방법도 있었지만, 희귀하고 비싼 원료에서 출발해야 했고 수율도 최고 70%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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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흔한 오른손 당을 왼손 당으로 ‘뒤집는’ 방법을 찾았다. 먼저 오른손 당을 좌우 구분이 없는 중간 물질(리비톨)로 바꾼 뒤, 이를 왼손 당으로만 다시 바꾸는 방식이다. 효소는 화학 반응을 도와주는 단백질 일꾼으로, 연구팀은 효모와 셀러리 등에서 얻은 효소 4종을 25도의 수용액 반응기에 함께 넣었다. 효소들이 이어달리기하듯 바통을 넘기며 차례로 일한다.

이 방식은 그동안 어렵다고 여겨졌다. 효소마다 쓰는 에너지 충전 물질(조효소)이 달라 한 그릇에 넣으면 서로 방해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효소들이 각자 따로 충전하도록 설계해 문제를 풀었다. 또 반응을 수학적 모델로 나타내고 컴퓨터로 효소를 얼마나 넣을지 미리 계산했다. 처음에는 넣은 당의 23.3%만 바뀌었지만, 계산으로 조건을 맞추자 98% 이상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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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20~60mM 넣었을 때 98% 이상이 원하는 재료로 바뀌었고, 원하는 모양의 비율(순도)도 99% 이상이었다. 더 진한 조건인 70mM에서도 수율 96.4%로, 물 1리터당 10.3g을 얻었다. 반응에는 약 4일(96시간)이 걸렸다.

환경 부담도 줄었다. 물을 제외한 폐기물 지표(단순 E-계수)는 1.97로, 9단계 화학 합성법(86)의 40분의 1 이하다. 4단계 화학 합성법(8.7)과 비교해도 약 4분의 1 수준이다. 원료가 96% 이상 쓰여 값비싼 분리 과정 없이도 고순도 결과물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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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계수(E-factor): 제품 1kg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kg)을 나타내는 지표로, 화학 공정의 친환경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널리 쓰인다. 숫자가 낮을수록 폐기물 발생이 적어 더 친환경적인 공정임을 뜻한다.

김경헌 고려대 교수는 “위험한 물질이나 영하 78도 냉각 장치 없이 상온의 수용액에서 효소만으로 약품 원료를 얻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경북대 교수는 “약품 원료를 향후 국내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게 돼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RS-2024-00452695) 및 개인기초연구사업(RS-2026-25485154), 교육부·대구광역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글로컬30 사업(대구 RISE센터, 2025-RISE-03-00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리보오스를 산화·환원 효소 카스케이드로 리비톨을 거쳐 L-리보오스로 전환하는 생촉매 입체선택적 전환(biocatalytic stereoinversion) 공정 모식도. 96% 생산수율, 97% 이상 광학순도(ee), 10.3 g/L 농도, 폐기물지표(sEF) 1.97 g/g를 달성했다. (고려대학교 제공)
D-리보오스를 산화·환원 효소 카스케이드로 리비톨을 거쳐 L-리보오스로 전환하는 생촉매 입체선택적 전환(biocatalytic stereoinversion) 공정 모식도. 96% 생산수율, 97% 이상 광학순도(ee), 10.3 g/L 농도, 폐기물지표(sEF) 1.97 g/g를 달성했다. (고려대학교 제공)

*논문명: Biocatalytic stereoinversion of D-ribose to enantiopure L-ribose via a kinetic model-guided redox cascade
*DOI: 10.1039/d6gc04289a
*URL: https://doi.org/10.1039/d6gc0428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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