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령 HIV 감염인 늘어나는데…재가통합돌봄 예산은 ‘5년째 동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장기 생존자인 A씨가 지난달 21일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의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확대 추세인 가운데 정부의 재가 돌봄 지원 예산은 5년째 동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질병관리청 소관 재가통합돌봄 사업 예산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4800만원으로 동결됐다. 재가통합돌봄은 취약계층 감염인의 가정에 요양보호사가 방문하거나 병원 진료에 동행하는 등 일상생활 속 돌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이 동결된 사이 재가 돌봄을 필요로 하는 감염인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누적 생존 HIV 감염인은 2012년 7678명에서 지난해 1만7557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50세 이상은 7632명으로 전체의 43.5%를 차지했다. 서 의원은 “감염인의 고령화로 일상생활과 의료 이용을 뒷받침할 돌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별 지원 격차도 뚜렷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누적 재가통합돌봄 대상자 67명은 모두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였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거주 감염인에 대한 지원은 한 건도 없었다. 올해 지원 대상이 확대되면서 대구·경북 등 비수도권에서도 지원 대상자가 생겼지만, 여전히 지원은 수도권에 편중됐다. 지난달 기준 수도권 대상자 16명은 재가통합돌봄 지원을 481건 받았은데 반해 비수도권 대상자 9명에 대한 지원은 12건에 그쳤다.
중증 감염인이 입원할 수 있는 요양병원도 부족하다. 지난달 기준 감염인이 입원한 이력이 있는 요양병원은 전국 29곳에 불과했다. 특정 병원에 환자가 쏠리면서 감염인 입원 시 병원이 수령하는 지원금인 ‘감염관리비’의 편차가 커졌다.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이 받은 곳과 가장 적게 받은 곳 간의 격차는 감염관리비 기준 약 266배에 달했다.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하는 등 감염인 수용 의료 기관의 수가 제한되자 일부 병원에 지원금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가 자리 잡는 지금 HIV 감염인이 의료와 돌봄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점검해야 한다”며 “질병관리청은 지역별 의료접근성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감염관리비 지원체계를 개선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제도 안내를 강화해 감염인이 이용할 수 있는 요양병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