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청, 세운4구역 매장유산 심의 또 보류…서울시 “조속한 결정 필요”
재개발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한수빈 기자
서울시가 종묘 앞 세운4구역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에 대한 국가유산위원회 심의가 또다시 보류되자 “조속히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전날 서울시에 세운4구역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에 대한 국가유산위 심의 결과를 ‘보류’로 통보했다.
국가유산위 매장유산분과는 지난 21일 ‘원위치 보존 원칙 및 유적 주변 공간의 역사·문화적 정체성 확보’를 이유로 심의를 보류했다. 해당 심의가 보류된 건 2024년 1월 첫 심의 이후 네 번째다. 지난 8월부터 세 차례 연속 보류됐다.
세운4구역은 2024년 1월 문화재위원회의 보존방안 심의가 보류된 이후 심의 의견에 따라 추가 조사와 보존방안 보완을 추진하고 국가유산청 승인을 받아 발굴현장 복토(흙을 덮는 작업)를 마친 상태다.
2024년 당시에는 유적 일부를 해체해 다른 장소로 옮겨 보존하는 ‘이전 보존’을 전제로 추가 조사와 구체적인 보존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심의를 보류했다. 서울시는 “이번에는 기존과 달리 ‘원위치 보존’을 원칙으로 내세워 또다시 심의를 보류했다”며 “보존방식이 변경될 경우 건축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들어서도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와 현지조사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됐으나 심의마다 서로 다른 사유로 보류가 반복되면서 사업 추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심의에서 제시된 요구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했는데도 새로운 보류 사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매장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을 존중하며, 관련 법령에 따른 국가유산위원회의 전문적 심의가 충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위치 보존뿐 아니라 이전보존을 통한 역사적 가치의 보존·활용 가능성도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을 최고 141.9m 높이로 개발하고자 한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은 고층 건물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시는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장문화유산 심의마저 반복적으로 보류되면서, 두 사안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간의 심의·조사 경과와 문화유산 보존 및 시민의 권익을 함께 고려해 일관된 기준에 따라 조속히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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