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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30, 2026

“코넬이 안 하면, 우리가 한다”···미 코넬대 집단 성폭력 알린 건 ‘대학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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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이비리그 코넬대의 대학 언론인 ‘코넬 데일리 선’이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설. “코넬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한다”는 제목의 사설은 사건 대응에 소극적인 대학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홈페이지 갈무리

미 아이비리그 코넬대의 대학 언론인 ‘코넬 데일리 선’이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설. “코넬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한다”는 제목의 사설은 사건 대응에 소극적인 대학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인 유학생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진 미 코넬대 집단 성폭력 사건이 발생 2년 뒤에야 널리 알려지게 된 데에는 대학 언론의 공이 컸다. 소극적으로 대응한 학교 대신 23개월에 걸친 집요한 취재로 사건의 전말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넬대 집단 성폭력 사건을 미 전역에 알린 일등 공신은 대학 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이다. 시작은 신문의 지난 18일 보도로, 대학과 학내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가 2024년 10월 벌어진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피소됐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는 피해자가 진술한 사건 당일의 상황이 상세히 담겼다. 피해자 제인 도(가명)는 사교클럽 회원들이 건넨 술과 약물로 몸을 전혀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3주 뒤 대학 경찰에 신고했지만 가해자들은 기소되지 않았다. 학교는 자체 조사를 통해 가해 학생 일부에게 퇴학과 정학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가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에 부쳐졌고, 사건은 곧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학교 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걸어가고 있다. 이타카|AFP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학교 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걸어가고 있다. 이타카|AFP연합뉴스

하지만 코넬 데일리 선의 세르시 쿠스바 기자(22)는 사건을 그냥 떠나보낼 수 없었다. 그는 피해자와 그의 변호인에게 접촉해 신뢰를 쌓았다. 대학 당국이 가해자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알아냈다. 호주 시드니에서 유학하는 동안에도 신임 편집국장인 소피아 다서(20)와 함께 취재를 계속했다. 집요한 취재는 23개월이나 이어졌고, 피해자가 대학과 사교클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시점에 맞춰 기사를 내보냈다. 미 전역을 분노케 한 이야기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다서는 NYT와 인터뷰에서 “일부 학생들은 대학 지도부의 대응에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후속 기사와 사설은 그런 답답함에서 비롯됐다. 코넬 데일리 선은 이날 가해자 7명의 이름을 신문 1면에 실었다. 사설을 통해서는 소극적인 학교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설 제목은 특히 화제가 됐다. “코넬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한다(Cornell Won’t, We Will).”

반향은 컸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검찰은 재수사를 시작했다. 가해자 중 한 명이 한국인 유학생이라는 사실은 한국에도 전해졌다. 코넬 데일리 선은 학내 성폭력 제보 전용 창구를 개설했다. 쿠스바는 피해 경험과 함께 학교의 부족한 대응을 고발하는 e메일이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넬 데일리 선은 146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 언론이다. 학교와는 재정 및 행정적으로 독립돼 있으며 사무실도 캠퍼스 밖에 두고 있다. 다서는 “우리가 캠퍼스 밖에 있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며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그것을 보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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