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를 피싱범으로 허위신고 후 계좌 동결…상반기 ‘통장묶기’ 피해 추정 6500건
연합뉴스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범이 피해금액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한 제도를 악용한 ‘통장묶기’ 사례가 올해 상반기에만 6500여건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통장묶기’란 사기범이 자영업자 등 피해자에게 소액을 입금한 뒤 자영업자를 사기범이라고 신고해 피해자 계좌가 지급정지된 경우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 입금으로 지급정지된 계좌는 총 14만2512건이다.
같은 기간 이의제기를 통해 지급정지가 종료된 건수는 2만3698건이다. 2023년 5938건에서 2025년 6997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6515건으로 지난해 연간치의 93.1%에 달했다.
이중에는 통장묶기 사기로 지급정지됐다가 해제된 계좌가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금융회사는 사기 이용계좌로 의심되면 즉시 해당 계좌를 지급정지한다. 보이스피싱 등이 발생하면 사기범이 피해자 돈을 출금할 수 없도록 동결시키는 조치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를 악용한 ‘통장묶기’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계좌번호가 노출된 자영업자 등의 계좌에 소액을 송금한 뒤 금융회사에 자영업자가 보이스피싱범이라고 허위 신고를 해 계좌를 동결시키고, 신고 취하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통장묶기 사기로 금융거래와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이어지자 금감원은 지난 5월 ‘이의제기 업무처리 절차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의제기 신청 후 5영업일 안에 사건을 처리하도록 했다.
5대 은행의 평균 처리 기간은 편차가 컸다. 7월 평균 처리 기간(주말·공휴일 포함)은 KB국민은행이 18.6일로 가장 길었으며, 신한(16.1일), NH농협(9.5일), 우리(5.1일), 하나(3.5일) 순이었다. 국민·신한은행은 주말과 공휴일을 빼도 가이드라인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박 의원은 “영세 자영업자 등을 노린 신종 ‘통장묶기’ 사기가 급증하는데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금감원 가이드라인 이행률은 매우 저조하다”며 “빠른 차단만큼이나 무고한 계좌를 빨리 풀어주려는 노력이 중요하며 당국은 근본적인 사기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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