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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1, 2026

엄마·아빠 최애 이름 합쳤더니 “완전 새롭고 힙하네”···요즘 미국서 뜨는 작명법 ‘네임맥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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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이며 익숙한 이름을 선호하던 미국에 새로운 작명 트렌드가 등장했다. pexels

전통적이며 익숙한 이름을 선호하던 미국에 새로운 작명 트렌드가 등장했다. pexels

미국에서 아기를 낳을 예정인 부부가 이름을 짓는다. 아내는 매브(Maeve)가 마음에 들고 남편은 에이버리(Avery)가 좋다.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대신 두 이름을 합쳐 메이버리(Mavery)라고 짓는다. 좋아하는 이름 두 개를 하나로 만들면서 세상에 흔하지 않은 이름까지 얻는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는 작명 트렌드 ‘네임맥싱(namemaxxing)’이다. 아기 이름을 두 개 이상 결합해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름을 뜻하는 ‘네임(name)’과 무언가를 극대화하거나 최적화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인터넷 유행어 ‘맥싱(maxxing)’을 합친 말이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매체 굿하우스키핑은 최근 이 트렌드를 소개했다. 아기 이름 전문 사이트 네임베리(Nameberry)의 편집장 소피 킴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특별한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압박을 이전보다 크게 느끼고 있으며, 기존 이름을 결합해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것이 그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임맥싱의 특징은 단순히 철자를 바꾸거나 유행하는 음절을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 이름이 가진 의미와 소리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새로운 이름을 만든다. 메이버리는 매브와 에이버리를 결합한 이름이고, 베니엘(Beniel)은 벤저민(Benjamin)과 대니얼(Daniel)을 결합한 이름이다. 부모가 좋아하는 이름을 모두 살리면서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름을 반영할 수도 있다.

네임베리가 제시한 다른 사례로는 레오(Leo)와 조반니(Giovanni)를 결합한 레오반니(Leovanni), 릴리(Lily)와 줄리엣(Juliette) 등을 결합한 릴리에트(Liliette), 세이비어(Xavier)와 데이미언(Damien)을 조합한 자비엔(Xavien) 등이 있다. 네임베리는 이런 이름들이 미국 사회보장국(SSA)의 역대 인기 이름 상위 1000위 안에 들지 않는 조합이라고 소개했다. 각각의 재료는 익숙하지만 결과물은 낯선, 개성만점 이름인 셈이다.

개성도, 가족에 대한 애정도 포기할 수 없다

네임맥싱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름을 고르는 부모의 고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름은 아이에게 평생 붙어 다니는 정체성의 일부다. 너무 흔한 이름은 피하고 싶지만 지나치게 낯설거나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도 부담스럽다. 네임맥싱은 이 두 가지 욕구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는 방법이다.

가족의 이름을 결합하는 방식은 개성과 기념의 의미를 동시에 담을 수 있다.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주는 대신 그 이름의 일부를 아이 이름에 넣거나, 부모가 각각 좋아하는 이름을 합쳐 새로운 이름을 만들 수 있다. 이름을 짓는 과정 자체가 가족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작명 방식이 등장한 배경에는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미국에서는 이름을 통해 가족의 문화적 배경이나 종교, 개인적 가치관을 표현하기도 한다. 다양한 이민 배경을 가진 사회인 만큼 이름의 기원과 발음도 다채롭다.

미국 부모들은 정말 점점 더 특이한 이름을 선호할까

미국의 이름 통계를 보면 변화의 흐름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미국 사회보장국은 출생아의 사회보장번호 신청 자료를 바탕으로 1880년 이후의 이름 통계를 공개한다. 이를 보면 익숙한 이름이 여전히 인기 상위권을 차지하면서도 이름 전체의 다양성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사회보장국이 발표한 2024년 출생아 이름 순위에서 남자아이 이름 1위는 리엄(Liam), 여자아이 이름 1위는 올리비아(Olivia)였다. 두 이름은 2019년부터 6년 연속 각각 1위를 지켰다. 노아(Noah), 올리버(Oliver), 엠마(Emma), 아멜리아(Amelia)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전통적이고 익숙한 이름을 선호하는 흐름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전체 이름의 분포를 보면 다른 모습도 나타난다. 사회보장국 자료에서 2025년 출생아에게 붙여진 이름 가운데 인기 상위 1000개 이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1.5%였다. 2016년에는 73.25%였다. 약 9년 사이 상위 1000개 이름에 포함되지 않는 이름의 비중이 조금 늘어난 것이다. 물론 이 수치는 이름의 다양성이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줄 뿐, 모든 부모가 독특한 이름을 선호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2024년 작명 트렌드를 분석한 기사에서 이름의 철자와 어미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여자아이 이름에서 ‘-ly’로 끝나는 이름은 1970년, ‘-ley’는 1980년대, ‘-leigh’는 2010년대에 각각 두드러졌다. 부모들이 아이의 이름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 하면서도 당시 유행하는 소리와 작명 규칙을 따른다는 분석이다. 시대별 인기 이름으로 태어난 연도를 추정할 수 있는 건, 우리와 마찬가지다.

이름도 최적화하는 시대…‘맥싱’ 열풍의 다음 단계

네임맥싱은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맥싱’이라는 표현과도 맞닿아 있다. 외모를 개선한다는 ‘룩스맥싱(looksmaxxing)’, 수면의 질을 극대화한다는 ‘슬립맥싱(sleepmaxxing)’처럼 삶의 특정 영역을 최대한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이름 짓기에까지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임베리는 2026년 10월 발표한 2027년 아기 이름 트렌드 전망에서 네임맥싱을 주요 흐름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기존 이름 풀에서 우리 아이를 위한 이름을 고르는 데 만족하지 못하면 아예 새 이름을 만들겠다는 태도다. 네임베리는 이 밖에도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 달과 우주를 연상시키는 이름, 중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명인들은 오래전부터 독특한 자녀 이름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귀네스 팰트로와 콜드플레이 보컬 크리스 마틴은 2004년 딸의 이름을 과일 이름인 애플(Apple)로 지었다. 팰트로는 사과가 달콤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주며, 이름 자체가 사랑스럽게 들렸다고 설명했지만 당시 대중 사이에서는 파격적인 작명으로 화제가 됐다. 가수 비욘세와 제이지는 딸 이름을 블루 아이비(Blue Ivy)로 지었고, 일론 머스크와 가수 그라임스는 아들에게 X Æ A-12라는 이름을 붙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이름은 이후 법적 등록 문제로 X AE A-Xii로 표기됐다. 머스크가 이름을 공개하자 발음과 의미를 둘러싼 관심이 쏟아졌고, 팰트로는 소셜미디어에 “크리스 마틴, 우리가 가장 논란이 된 이름의 자리를 빼앗긴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리한나와 에이셉 라키가 아들의 이름을 RZA와 라이엇 로즈(Riot Rose), 딸의 이름을 로키 아이리시(Rocki Irish)로 짓는 등 음악과 예술적 취향을 반영한 작명이 이어지고 있다. 유명인의 독특한 작명은 대중의 조롱과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낯설었던 이름이 익숙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팰트로의 애플은 한때 할리우드에서 가장 논란이 된 아기 이름 중 하나였지만, 오늘날에는 더욱 파격적인 이름들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다.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한 작명 전문가 로라 와텐버그는 부모들이 전통적인 가족 이름에서 벗어나면서도 사회적으로 익숙한 작명 규칙을 따르는 경향에 주목했다. 이름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낯설지 않은 이름을 원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고유한 정체성을 선물하고 싶어 하지만, 그 이름이 다른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이름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사회적 감각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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