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통금 속에서도 축구는 계속된다…프랑스 스포츠, 대부분 정상 개최
파리 생제르맹의 비티냐가 21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경기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와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프로스포츠 일정은 대부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도심 일부에 통행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상황에서도 축구와 미식축구 등 대형 스포츠 행사를 전면 중단하기보다는 지역별 위험도에 따라 경기를 유지하거나 일부 일정만 조정하는 모습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7일 물가 상승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정부 집계로 전국 55만명, 주최 측 추산으로는 80만명이 거리로 나왔고 파리와 릴, 리옹, 마르세유 등에서는 시위대 일부와 경찰이 충돌하고 상점이 약탈되는 등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파리에서는 이후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일대 등에 야간 통행금지와 집회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릴과 리옹, 보르도, 니스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지역별 통금 조치가 시행됐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24일 다시 예정된 전국적인 시위를 앞두고 대규모 경찰력을 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파리 생제르맹(PSG)과 FC바르셀로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20일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예정대로 열렸다.
경기를 앞두고 경찰 내부에서도 치안 인력 분산을 우려해 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로랑 뉘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PSG-바르셀로나전의 연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파리의 통금 구역도 경기장이 있는 16구는 포함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별다른 사고 없이 끝났다. PSG가 바르셀로나를 4-2로 꺾었고, 르몽드는 경기 전과 경기 중 특별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기장 주변 보안 체계 역시 시위 사태 때문에 별도로 크게 변경되지는 않았다.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17일에도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는 PSG와 OL 리옹의 여자 프로축구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파리 도심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는 가운데 열린 경기에서는 리옹이 PSG를 4-0으로 꺾었다.
릴도 상황은 비슷하다.
17일 시위 과정에서 릴 도심의 LOSC 릴 공식 상점이 파손되고 약탈을 당해 무기한 폐쇄됐다. 릴에서는 시청 건물까지 시위대가 침입하는 등 큰 혼란이 발생했다.
21일 릴 원정을 앞둔 갈라타사라이가 UEFA에 선수단과 원정 팬들의 안전 보장을 요구했지만 경기는 취소되지 않았다. 프랑스 당국은 이미 고위험 경기로 분류해 원정 팬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마련했고, 뉘네즈 장관도 “릴에서 열리는 유럽대항전 역시 취소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파리에서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도 현재까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맞붙는 이 경기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사상 첫 NFL 정규시즌 경기다. NFL 역시 최근 시위 사태에도 경기 개최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PSG와 올랭피크 리옹의 리그1 경기 역시 현재 정상 개최가 예정돼 있다.
스포츠 일정에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던 리그2 몽펠리에와 레드스타의 경기는 시위에 따른 치안 문제로 이틀 뒤인 26일로 연기됐다. 에로주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결정으로, 지난 17일 폭력 사태 이후 프랑스 프로스포츠 경기 가운데 처음으로 일정이 변경된 사례다.
24일에는 새로운 대규모 시위도 예정돼 있다. 통금 조치가 내려진 툴루즈에서는 같은 날 프로축구 툴루즈-트루아전과 럭비 스타드 툴루쟁-페르피냥전이 예정돼 있다. 현재까지 두 경기 모두 일정 변경 발표는 없지만 시위 상황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현재 프랑스 당국의 대응은 ‘스포츠 전면 중단’보다 위험 지역과 시간대를 제한하는 방식에 가깝다. 실제로 파리 중심부에는 통금이 내려졌지만 수만 명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렸다. 경기장과 시위 지역을 분리하고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대형 스포츠 행사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프랑스 스포츠가 시위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몽펠리에-레드스타전처럼 경기 일정이 조정되기 시작했고, 갈라타사라이처럼 해외 구단이 안전 문제를 공개적으로 우려하는 사례도 나왔다.
오는 24일 예정된 두 번째 대규모 시위와 25일 PSG-리옹전, 프랑스 최초의 NFL 경기까지 별다른 사고 없이 치러질 수 있는지가 프랑스 스포츠계와 치안 당국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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