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다음은 국정조사…여야 ‘사법부 전쟁’ 2라운드

국정감사를 마친 여야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놓고 ‘사법부 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계엄 당시 조 대법원장의 행보 등을 규명하겠다며 조사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탄핵을 겨냥한 ‘사법부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 조 대법원장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고, 1~2주 안에 조사계획서를 의결할 방침이다.
이후 준비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조사 일정과 방식은 후속 절차에서 결정된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으로서 헌법적 책무를 다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법관 공백 장기화와 업무추진비 집행 문제 등도 제기해왔지만, 이번 국정조사는 계엄 당시 대응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 당시 심야 회동 등에 대한 규명이 미흡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에서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다시 조사하려는 것은 정치적 압박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같은날 페이스북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내란특검의 불기소와 2차 특검의 각하 처분을 거론하며 추가 조사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의 진짜 목적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치졸한 보복”이라며 “국회의 권한을 남용하는 정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대법관 재제청을 압박해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를 임명하려는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주장도 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유례없는 사법부 수장에 대한 정치 탄압이자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짓밟는 폭거”라고 반발했다.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을 국정조사 추진의 근거로 삼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여야 공방은 조사계획서 처리와 증인 채택 과정에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조사위원회 구성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출석 요구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정조사를 넘어 탄핵까지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역시 탄핵소추안을 공개하며 민주당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국정조사 추진에 모든 의원이 같은 의견인 것은 아니라고 밝힌 만큼 당내 온도 차도 남아 있다.
탄핵에 대한 여론은 반대가 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실시해 29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 탄핵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5%, 찬성은 34%였다. 두 응답의 격차는 11%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으며, 모름·무응답은 21%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62%,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81%로 진영별 차이가 뚜렷했다. 중도층에서는 반대 45%, 찬성 33%였고,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름·무응답인 층에서도 반대가 44%로 찬성 21%를 웃돌았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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