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것도 ‘오빠청탁’ 받았나” 비꼰 그 약…이재명 대통령 직접 꺼낸 이유가?

임신중지약 단계적 도입 공식화
李 “약물 못구해 불법 거래에 의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건강”
의료계 “법 먼저 정비해야” 우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7년 만에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의 제도권 도입에 나섰다. 그동안 법과 제도의 공백 속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약물을 국가 의료체계 안으로 들여와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실상 멈춰 있던 정부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다만 국회 입법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약물 도입부터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법적·제도적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 9주 이내를 대상으로 임신중지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2027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심사 등이 진행 중이다.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 처방 자격을 부여하고, 이후 안전성과 부작용 등을 검토해 허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그동안 여성들이 안전한 약물을 구하지 못해 해외직구나 불법 거래에 의존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건강과 안전이다. 도입 과정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꼼꼼히 살피고, 의료 현장의 목소리도 충분히 듣겠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8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임신중지 약물 도입 여부처럼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은 부처가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며 “제가 직접 지시하지 않으면 제 임기 끝날 때까지 이 상태로 그대로 유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을 하면서 생기는 우군도 있지만 반대자들도 있다”며 “보통 우군보다는 반대자의 힘이 10배 이상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찬반이 갈리는 사안이라고 해서 결정을 미루기보다 대통령이 책임지고 결론을 내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처음부터 약국에서 누구나 처방받아 복용하는 방식으로 풀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한다. 약물 투여 전 초음파 등을 통해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를 확인하고, 복용 후에도 일정 기간 내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해 효과와 부작용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이처럼 보수적인 관리 방식을 택한 것은 안전성 관리와 의료진의 대응 체계를 우선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논란은 남아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의료계에서는 약물 도입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기보다, 국회가 관련 법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신중지에 관한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만 먼저 도입할 경우,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판단과 책임을 의사들에게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측은 법 개정이 우선 이뤄지는 것이 최선이며, 불가피하게 약물이 먼저 도입된다면 사전·사후 관리와 부작용 모니터링, 24시간 상담 등 실질적인 안전관리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역시 행정지침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위해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약의 처방 자체로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한 정부 방침”이라며 “다만 처방 이후 발생한 의료사고에는 다른 의료행위와 동일한 의료법상 기준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시각차가 드러났다.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은 지난 14일 대정부질문에서 한성숙 국무총리를 상대로 “미프진 약물은 태아의 생명을 죽이는 것이다. 마약도 국민들이 한다고 해서 허용할거냐”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처럼 ‘오빠’라고 부르는 그 누군가로부터 (미프진 도입과 관련해) 청탁 로비 받은 거 아닌가”라고 주장하자 대정부질문을 위해 대기하던 의원석에서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한성숙 국무총리는 “그 둘(미프진과 마약)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재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약물을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정부가 계속 방치하는 것도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약국에서 아무 때나 먹는 절차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협회 등과 함께 처방과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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