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주장에 불안한 접경지 주민들…“무책임” 반발
국민의힘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접경지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칫 북한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 파주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여기에서 사는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그런 주장을 해선 안 된다”며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대성동 마을은 DMZ에 있는 유일한 마을로, 군사분계선(MDL)에서 400여m 떨어져 있다. 북한 기정동 마을과는 불과 800m 거리다.
파주를 비롯해 김포와 연천 등에서는 2024년 7월부터 북한에서 송출한 쇠 긁는 소리와 귀신 소리, 북·장구 소리 등 확성기 소음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1년 가까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초 한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고,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멈췄다.
김 이장은 “당시엔 밤낮으로 귀를 때리는 소음 때문에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밤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면서 “마을 주민 180여명 중 상당수가 스트레스와 질병을 호소하며 힘들게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모처럼 찾아온 평화로운 일상이 깨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절대 과거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완배 통일촌(파주 군내면 백연리) 이장은 “우리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북한은 대남 소음방송 재개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주민들만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민간인출입통제선 내 마을인 통일촌은 MDL 남쪽으로 3㎞ 떨어져 있으며, 하루 1500~2000명이 방문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 이장은 “지난해 남과 북이 확성기를 틀며 대립할 때 주민 420명이 고통 속에 살았다”면서 “딱히 (응징) 효과도 없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 DMZ에는 북한 MZ세대가 수십만명 나와 있다. 최전방 군인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매일 24시간 듣고 제대해 고향으로 돌아가면 들은 내용을 북한 사회에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달 29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당시 우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즉각 대응한 바 있다”며 “정부는 대북 확성기부터 즉각 재설치하고 대북 방송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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