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벗어나기 어렵다, 딸만은 지켜달라”···‘엄마의 유서’ 속 대부업자 구속
광주경찰청.
“하루라도 이자가 늦으면 수많은 전화와 문자가 옵니다. 몇 년간 수천만원을 갚고도 이들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형사님들 마지막 부탁입니다. 제 딸만은 보호해 주세요.”
전남광주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지난 4월 이런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 내용을 확인한 경찰은 A씨가 불법 사금융업자로부터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4명의 대부업자로부터 1300만원을 빌렸다가 5000만원 넘게 갚았는데도 여전히 불법 추심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금융업자들은 A씨에게 연간 1036%에 이르는 이자를 뜯어갔다. 돈을 갚지 못하면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내 상환을 독촉했다.
광주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14일 A씨가 남긴 유서를 단서로 수사에 착수해 불법 채권추심을 한 사금융업자 등 20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 중 2명은 구속했다.
경찰이 금융 거래와 통신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A씨는 생전 여러 불법사금융업자로부터 돈을 빌려 고리의 이자를 부담해 왔다. 일부는 A씨 가족의 휴대전화로도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구속된 50대 B씨는 2025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채무자 8명에게 3800만원을 불법으로 대출한 뒤 연 66~328%의 이자를 적용해 총 4241만원을 받음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씨는 A씨에게도 돈을 빌려준 뒤 여러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등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구속된 40대 피의자 C씨도 A씨에게 돈을 빌려준 뒤 반복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변제를 요구했다. C씨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11명에게 4703만원을 불법대출하고 연 184.5~578.2%의 이자를 적용해 총 6005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관련 범죄를 계속 수사하고 A씨의 남겨진 가족에 대한 보호와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불법 사금융 피해 원스톱 지원 체계와 연계하고 ‘희망 틔움 통합지원단’과 협력해 긴급생계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피해자가 자신이 겪은 고통을 호소하며 딸을 보호해 달라는 마지막 부탁을 남긴 만큼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악질적인 불법사금융업자를 끝까지 추적해서 엄단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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