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장해도 청년 일자리는 줄었다··· 신규 채용 8년 새 22% 감소
전남권에 반도체 신규 생산거점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지난 6월29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반도체 제조업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신규 채용 일자리는 8년 사이 2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일자리 자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러한 산업 성장의 성과가 청년 등 신규 인력의 진입 기회로는 온전히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의 ‘일자리 형태별 산업별 임금근로 일자리’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제조업의 임금근로 일자리는 17만4000개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8년 1분기(15만2000개)보다 14.5%(2만2000개)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제조업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422만6000개에서 429만4000개로 1.6%(6만8000개)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문제는 반도체 제조업 일자리 중 신규·대체 일자리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신규 일자리는 사업체 신설·확장으로 새로 마련된 일자리를, 대체 일자리는 퇴직·이직으로 생긴 빈자리를 뜻한다. 청년 등 신규 인력의 채용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반도체 제조업 일자리 가운데 기존 근로자가 자리를 유지한 ‘지속 일자리’는 14만6000개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반면 신규 일자리와 대체 일자리는 2만9000개에 그쳤다. 2018년 1분기 3만7000개와 비교해 8000개(21.6%) 감소한 것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세번째로 적었다. 특히 신규 일자리는 1만5000개로, 8년 전 2만개보다 5000개(25%) 감소했다.
반도체 신규·대체 일자리는 1분기 기준 2022년 3만9000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2만6000개까지 줄었다. 지난해 2만8000개로 반등해 올해까지 2년 연속 늘었지만, 정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1만개가량 적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노동력보다 대규모 설비와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2023년 반도체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2.0명이다. 10억원의 재화나 서비스가 생산·투입될 때 마련되는 임금근로자 일자리가 두 개라는 의미다. 이는 전체 산업 평균(6.2명)과 제조업 평균(3.8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수출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와 비교해도 반도체의 고용창출력은 낮다. 2023년 자동차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4.3명으로 반도체의 두 배를 웃돈다. 자동차는 완성차 조립뿐 아니라 부품과 정비 등 폭넓은 연관 산업에서 고용이 발생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 3대 메가프로젝트 역시 투자 규모에 견줘 신규 채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첨단산업 인력 수요를 2030년까지 반도체 10만명, 피지컬 AI 1만명, AI 데이터센터 1만명, 시설 운영 인력 5만명 등 약 17만명으로 추산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일자리가 늘어도 신규 채용이 감소하는 것은 AI·자동화 확산과 기업의 경력직 선호가 맞물린 결과로, 제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가프로젝트에서도 기업은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우선 채용할 가능성이 커 신규 채용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며 “청년 대상 교육·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를 투자사업에 연계해 기업의 훈련 부담을 낮추고 신규 인력의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