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52시간 특례’ 발언에…노동계 “죽도록 일 해서 돈 벌라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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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광역특구법’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특례를 두고 “기존 시행령으로 수정하거나 절차를 쉽게 할 방법을 논의해 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비판이 번지고 있다. 초광역특구법 연내 제정을 목표로 달려온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특위 구성 검토 등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논란은 계속 확산되는 모양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광역특구의 노동시간 규제 제외와 관련해 “절차가 불편하다면 고용노동부가 선제적·포괄적으로 미리 해주면 되지, 그것 때문에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까지 있느냐”며 시행령 수정 검토 등을 거론했다. 이어 “노동계는 ‘임금을 안 주고 초과노동을 시키는 제도를 만든다’고 의심하는데, 초과노동에 할증임금은 지급한다는 게 대전제”라고 했다.
이에 25일 노동계에선 “노동시간 규제 입법 취지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20일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노동시간 등 전방위적 규제 완화 특례를 포함한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한 뒤 반발이 확산되자 이 대통령이 ‘법에 넣지 않겠다’는 취지로 진화에 나선 셈이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 역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박성우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장은 “시간외 근로에 가산수당을 주는 건 연장근로를 최대한 제한하려는 것”이라며 “‘죽도록 일 더 해서 돈 더 벌라’는 게 국가가 정책적으로 장려할 일인가. 게다가 법에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장치가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서 시행령으로 또 예외를 만들라는 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예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승철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도 “자본의 이윤 증대를 1순위에 두고 노동계 목소리를 ‘부작용’으로 규정한 뒤 노동 의제는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이재명 정부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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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려던 민주당은 국회에 특별위원회를 꾸려 여론을 수렴하기로 하는 등 숨 고르기에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특위를 구성하고 거기서 논의하게 되면 속전속결은 어렵고, 해를 넘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권역별로 특구 한곳씩을 지정한다는 목표지만, 국회 입법 논의가 지연되면 이 역시 늦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영계에선 “갈등이 계속될 경우 노동특례 조항은 법에 굳이 담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도로도 특구에서의 기업 운영에 문제가 없으니, 논란이 길어져 법 통과가 늦어지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취지다. 반면 경제개혁연대, 양대 노총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초광역특구법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정권이 흔들릴 수 있을 정도의 차별적 조항들로 추진할 명분이 없다”며 “노동계·시민사회 반발에도 이대로 추진하면 향후 국정 동력 자체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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