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위한AI ⑥] 신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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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두 나라의 디지털 도구에 밝은 시니어들은 묻고 있었다. 나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테크놀로지는 무엇인가. 취재 초점도 ‘노인을 위한 AI는 있다’에서 ‘노인의 삶은 계속된다’로 나아갔다. 이들에게 인공지능은 찬반 문제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일상의 가능성을 넓혀주거나 새로운 내일을 설계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었고, 첨단 에이아이가 아니라 적정한 수준의 아이티(IT) 기술이면 충분하다는 쪽도 있었다. 한일 양국 4명의 시니어들을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바라보는 다양한 방식을 살펴본다.
신미화(68) 이바라키 그리스도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시니어 가교’다. 1986년 현해탄을 건너 일본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직업 생활과 기업 경영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2008년부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3년 전 정년(65세)을 맞으며 ‘교수라는 직함을 내려놓은 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했다. 이후 같은 대학에서 재고용돼 일하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마침 한국도 65살 이상이 인구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한국보다 먼저 늙은 나라의 성공과 실패를 들어보면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시니어 일자리 현장, 고령친화 비즈니스, 고령자의 주거와 돌봄을 지원하는 지역 등을 취재해 한국 매체(브라보마이라이프 등) 등에 연재해왔다. 최근엔 일본에 한국의 시니어들을 소개하는 글도 쓰고 있다.
지난달 10일 도쿄 신주쿠역 근처 식당에서 신 교수를 만났다. 그는 두 나라 시니어들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 시니어들은 역동적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모임을 만들고 뭔가를 시작한다. 반면 일본은 스스로 자기 생활을 관리하면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의식이 강하다. 도쿄의 ‘100년 생활자 연구소'를 취재했을 때도, ‘남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100세까지 살고 싶지 않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는 연구소 조사 결과를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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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은 가족관계를 중요시하는 반면 일본은 일찌감치 ‘혼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왔다. 앞으로 한국 역시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설계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보기에 시니어 자립을 뒷받침하는 두 나라 사회적 기반엔 차이가 있다. “일본은 거주지에서 고령자가 일할 수 있는 실버 인재센터가 있고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주민조직, 평생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재취업, 파트타임 등 고용도 유연하다. 회사를 그만둬도 하루아침에 사회관계가 끊기는 게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이런 중간 단계가 촘촘하지 않아 은퇴를 ‘사회로부터의 퇴장’으로 여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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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처럼 타의로 ‘단절’을 겪는 고령자들에게 에이아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시니어들에겐 수십년 간 쌓아온 경력과 인간관계, 삶의 경험이 있다. 그동안은 이런 자산을 디지털 콘텐츠로 옮기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생성형 에이아이를 활용하면 자신의 경험을 글이나 영상으로 만드는 일이 훨씬 쉽다.”
신 교수는 에이아이에 빠르게 적응하는 한국 시니어들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일본의 기술 수용 과정에서 배워야할 교훈을 짚었다. “일본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 신중한 편이지만, 새 기술이 일단 정착하고 나면 고령자의 실제 불편을 해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세밀하게 발전시키는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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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사이타마에서 91살 고령자가 이(e) 스포츠를 즐기는 현장을 취재했는데 일본에선 고령자를 배우고 즐기고 소비하며 관계를 맺어나가는 사회 참여 주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시니어를 돌봄의 수동적 대상으로 보는 한국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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