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커진 김승원 의혹…재수사로 ‘기소유예’ 판단 바뀌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권도현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연루된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김 후보자가 재수사 기로에 섰다. 경찰은 고발인들을 불러 조사하며 사실상 재수사의 첫발을 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에 대한 재수사의 성패는 청탁에 대한 대가 수수 여부를 추가로 규명하고, 직무 대가성을 명확히 입증하는 데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씨 등에게서 후원금을 약속받고 청탁을 알선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처벌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기소를 유예했다.
법조계에서는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김 후보자에 대한 알선뇌물약속 혐의 송치와 기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물증보다는 법리적 판단과 의지의 문제”라며 “세종메디칼 등의 소액주주 피해가 막대하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수사기관도 전보다 적극적으로 혐의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가성이 있는 부정한 청탁임을 입증할 단서가 더 확보돼야 실제 처벌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재수사의 첫발을 뗀 경찰은 고심이 깊은 분위기다. 검찰이 한 차례 기소유예로 종결한 만큼, 송치와 불송치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려도 파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검찰이 기소를 포기했던 사건에 대해 뒤늦게 전혀 다른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경찰 단계의 무혐의 종결 역시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경찰이 무혐의 판단을 할 경우 ‘혐의가 있지만 기소하지 않는다’고 한 검찰의 판단을 뒤집는 셈이라, 불송치에도 상당한 추가 조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 거론’ 정치권·‘기소 결정 번복’ 대검 지휘부도 수사 전망
재수사 범위가 김 후보자를 넘어 검찰 지휘라인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검찰 간부 출신 관계자는 “대검 개입으로 서부지검 수사팀의 기소 의견이 바뀐 사실이 알려진 만큼, 재수사를 통해 해당 과정이 자연스럽게 설명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은 2024년 9월 김 후보자를 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해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방안을 대검찰청에 보고했으나, 대검 협의를 거친 끝에 같은해 12월 기소유예로 결론을 내렸다. 당시 대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할 때 치료제 승인 청탁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강씨가 후원금을 보내는 데 실패해 김 후보자의 가벌성(처벌 필요성)이 낮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인사들이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양씨가 강씨 등 주변인과 나눈 문자·통화 내역에서 다수 여야 인사가 거론됐기 때문이다. 한동훈 의원은 앞서 양씨가 송영길 민주당 의원을 언급한 문자와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오빠 독약로비 게이트는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였다”고 주장했다. 양씨가 박근혜 청와대 경호실에 근무했던 관계자를 통해 조달청에 용기 납품 청탁을 시도하는 등 국민의힘 인사와 접촉했다고 주장하는 통화 내역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원의 주장대로 김 후보자의 청탁 행위에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김 후보자가 식약처 승인 이후 양씨가 8~10억 원을 투자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제3자 뇌물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소유예된 알선뇌물약속 혐의와 마찬가지로, 제3자 뇌물죄 적용 역시 ‘부정한 청탁’임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어떤 혐의를 적용하든,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약 승인을 청탁한 것이 부정한 청탁인지 입증하기는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고 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