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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6, 2026

[단독] 법원·검찰 사죄했는데…법무공단, 최말자씨 기소 “과실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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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말자씨가 지난 3월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에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41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최말자씨가 지난 3월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에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41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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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재심으로 61년만에 명예를 회복한 성폭력 피해자 최말자(80)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국가를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공단)이 과거 검찰 판단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를 담은 서면 변론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성폭력 가해자에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바 있다. 가부장적 인식에 바탕해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켰던 당시 논리를 옹호하며 최씨에게 또다시 상처를 안기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최말자씨 쪽 소송대리인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7월16일 최씨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심리를 맡은 재판부에 서면 변론을 제출했다. 서면에는 ‘과거 중상해 혐의로 최씨를 기소할 당시 검찰이 최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씨는 1964년 노아무개씨에게 성폭력을 당해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노씨 혀를 깨물었다. 당시 검찰은 최씨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한 경찰 판단을 뒤집고 최씨에게 중상해 혐의로 장기 3년·단기 1년을 구형했다. 당시 법원도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가부장적 인식에 바탕한 당시 검찰의 구형과 법원 판결은 재심 과정에서 모두 뒤집혔다. 부산지방법원 형사5부(재판장 김현순)는 지난해 9월 재심에서 최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며 61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스스로도 재심 결심공판에서 “성폭력 피해자로 보호받아야 할 최씨에게 (당시 검찰이) 고통을 줘 사죄드린다”고 했다. 최씨와 자매들은 재심 이후 지난해 12월 검찰과 법원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 집행으로 겪은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낙인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며 10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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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최씨에게 가해진 국가 기관의 폭력에 대한 반성이 이어져 왔지만, 정부법무공단은 서면 변론에서 당시 검사 판단의 정당성만을 강조하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다. 공단은 “최말자가 기소될 당시는 아직 정당방위의 ‘상당한 이유’의 해석에 관해 대법원에서 법리를 확립하기 이전”이라고 했다. 시대적 한계를 들어 국가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최씨에게 성폭력 상황을 재연하도록 하고 ‘순결성’을 심리한다는 명목으로 신체 감정 명령을 내린 과거 재판부의 소송 지휘 방식도 두둔했다. 당시 성범죄 보호법익이 ‘여성의 정조’였기 때문에 이러한 법익이 침해됐는지 판단하기 위해 순결성을 감정했다는 게 공단 쪽 서면에 담긴 주장이다. 정부법무공단은 검찰의 당시 불법 수사와 관련해서도 “증거는 원고 최말자의 진술 뿐”이라고 했다. 이는 앞서 최씨의 재심을 개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며 최씨가 약 두달 동안 영장 없이 체포 및 감금당한 사실을 인정한 대법원 판단과도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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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다음 변론 기일은 오는 27일이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절차를 마무리한 뒤 선고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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