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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2, 2026

한동훈의 “딸 전자책, 저작권자가 승낙” 해명이 ‘반쪽’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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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9월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9월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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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잡겠다고 떼거지로 덤볐던 소위 ‘0.99달러 저작권’ 마타도어는 외국인 저작권자로부터 ‘승낙’까지 받은 사안입니다.”

지난 10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2021년 11월 한 의원의 딸 한아무개씨가 출간한 영어 전자책 ‘표절’ 의혹이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시절이던 2022년 5월에 이어 최근 다시 불거지자 반박에 나선 것인데요. 한 의원의 해명을 두고, ‘해당 외국인 저작권자가 먼저 한씨에게 항의 메일을 보낸 뒤 한씨가 사과했고, 출판 6개월이 지나서야 사후 승낙을 받은 것’이라는 맥락이 빠져 있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2022년 5월9일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한 의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씨에게 사과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외국인 저작권자의 이메일을 공개하면서 알려진 내용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승낙받았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는 사안인지, 4년 전 인사청문회 전후 상황을 정리해 봤습니다.

2022년 5월5일 한겨레는 한씨가 2021년 하반기에 6개의 논문을 작성해 4개 저널에 게재하고 2020~2021년 영어 전자책 10권을 출간했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특히 2021년 11월에 한씨와 한씨가 만든 봉사단체 이름으로 한 달 동안 4권이 출간됐는데요. ‘기하학’, ‘기초 미적분학’, ‘세포 주기와 유사 분열’ 등이 해당 서적 주제였습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전자책은 두 권이었습니다. 한겨레 보도 다음 날, 뉴스타파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고등학생 자녀가 2021년 전자책 형태로 출간한 책 두 권의 내용이, 다른 사람이 무료로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의 자료를 출처 표기 없이 무단으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씨가 표절한 출판물의 저작권을 주장하며 아마존에서 유료로 책을 판매하는 등 저작권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다”고 했습니다.

2021년 11월 한씨가 출간한 영어 전자책 ‘중학생을 위한 기하학 문제풀이집’(Mathematics workbook: GEOMETRY for middle school students)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수학 전공자가 무료로 공개한 수학 자습 웹사이트의 문제를 그대로 베꼈다고 뉴스타파는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영어 전자책 ‘수학 워크북’(Mathematics Workbook: Precalculus Kindle Edition)도 온라인 자습 업체 ‘바시티 튜터’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의 문제를 베꼈다고 합니다. 전체 70문제 가운데 최소 30문제의 유형과 내용이 바시티 튜터의 문제와 같다는 것이 뉴스타파의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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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뉴스타파는 한씨가 “한국 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한다며 수학책을 냈는데, 왜 영어로 된 전자책을 아마존에 출판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뉴스타파 보도 이틀 뒤 한 의원 쪽에서 입장문을 냈습니다. “온라인으로 공개된 자료 그대로 책자에 실린 것으로 확인되지만 봉사활동 목적인 데다 원저작자 2명의 동의까지 받아 저작권 침해 소지는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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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박주민티브이(TV) 갈무리
유튜브 박주민티브이(TV) 갈무리

입장문 발표 다음 날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한 의원은 “(저작권자에게) 연락해서 이런 취지로 하고 있는데 ‘괜찮겠냐’ 해서 본인들에게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동의를 받은 시점에 대해 당시 한 의원은 “출간할 때가 아니라 최근”, “며칠 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아랍에미리트의 수학 전공자 ㄱ씨의 이메일입니다. 박주민 의원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의를 이어가다 “제보자로부터 받은 메일이 있다”며 화면에 이메일을 띄웠습니다. ㄱ씨가 제보자에게 이메일을 보낸 시점은 2022년 5월7일. 뉴스타파 보도 하루 뒤이자 한 의원 쪽 입장문이 나오기 하루 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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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에서 ㄱ씨는 “알렉스(한 의원의 딸)와 그의 슈퍼바이저(감독자)가 답장을 보내 내게 사과했다”(Alex and her supervisor sent me back an e-mail and they apologized)며 “무엇을 할지 아직 결정하진 않았지만 어떤 식이든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I have not decided what to do but we need to reach a deal somehow)고 밝혔습니다.

청문회장에서 이메일이 공개되자 한 의원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동의를 구하는 과정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따님이 뭔가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로는 ㄱ씨가 ‘이게 뭐 하는 것이냐’라는 항의성 메일을 (먼저) 보냈고 이 항의성 메일을 받자 거기에 대해서 답 메일을 보내면서 사과했다는 내용”이라고 구체적으로 상황을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중요한 부분은 따님이 원저작자에게 전혀 동의를 받지 않고 책을 출간한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으면 따님이 왜 사과를 하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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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정리하자면 뉴스타파의 보도 뒤 한 시민이 ㄱ씨에게 해당 내용을 제보했고→ㄱ씨가 한씨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자→한씨가 ㄱ씨에게 사과했고→그제야 ㄱ씨가 사후적으로 승낙한 것입니다.

한 의원도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외국인 저작권자로부터 ‘승낙’까지 받은 사안”이라고 적으며 4년 전 인사청문회 당시 박 의원의 질의 영상을 함께 올리긴 했습니다. 하지만 50초 분량으로 편집된 이 영상에 “최근에 (동의를) 받았다”는 한 의원의 말은 담겼지만 “한씨에게 사과를 받았다”는 ㄱ씨 이메일 관련 내용은 없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한동훈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박 의원은 1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한 의원이 가장 원하는 게 관심이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한 의원 얘기에 대해 개입·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과거 인사청문회 내용을 가지고 허위에 가까운 내용을 유포하고 있어서 나섰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박 의원은 “(저작권은) 인사청문회 무렵 사후적으로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습니다. 박 의원은 “인사청문회 이틀 전(2022년 5월7일)까지만 해도 저작권 침해 피해를 받은 사람(ㄱ씨)은 거기에 대해 승낙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이라며 “이틀 사이에 뭔가 합의를 이뤘거나 아니면 승낙을 받았거나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한 의원이 저작권자의 승낙을 받고 출간됐으니까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데, 출간 당시부터 약 6개월간은 저작권 침해가 계속 있었다”고 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한씨의 ‘허위 스펙’ 등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습니다만, 2023년 12월28일 한 의원 부부와 한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22년 11월2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서울중앙지검에 한씨의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형사사법공조(사법공조)를 요청했지만 검찰이 ‘불송부’(반려)한 사실이 최근 한겨레 보도로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경찰에서 요청한 사법공조를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전달하기도 전에 검찰이 자체 중단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됩니다.

당시 경찰 수사와 관련해 또 다른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경찰은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수사하면서 자료를 확보한 국내 기관 11곳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하는 대신 협조요청 공문만 보냈다고 합니다. 윤 의원은 “전형적인 면피성·형식적 수사로, 경찰이 정말 실질적인 증거 확보 의사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법과 원칙에 따른 절차대로 했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난다면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고발인들이 사건을 다시 고발하면 재수사할 의향이 있느냐는 윤 의원의 물음에도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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