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피부서 세포 없애 만든 ‘80만원 미용주사’…안전성 검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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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탄력과 모공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고가의 피부 미용 주사제가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사망자가 기증한 피부조직을 가공해 만든 이른바 ‘ECM 스킨부스터’다. 한 번 시술받는 데 40만~80만원이 들지만, 인체에 직접 주입하는 제품임에도 안전성과 효과를 충분히 검증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체 유래 진피주사의 안전관리 실태를 지적하며 유통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와 규제 강화 등을 촉구했다.
ECM은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의 약자로, 세포 주변에서 조직의 구조를 지탱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등의 성분을 포함하는 물질이다. ECM 스킨부스터는 기증받은 사람의 피부 진피층에서 세포 성분을 제거하고 남은 조직을 가공해 주사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피부조직의 재건과 회복에 활용되는 인체 유래 물질을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제품들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와는 다른 관리체계를 적용받는다는 점이다. 현재 인체조직은 조직은행 허가와 조직의 채취·가공·보관 등에 관한 관리기준을 중심으로 규제된다. 그러나 미용 목적으로 반복 주입하는 제품에 대해 품목별로 안전성과 효과를 사전에 평가하는 체계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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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조 과정에서 남을 수 있는 물질의 안전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람의 피부조직을 가공할 때는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세포 성분을 제거하는 ‘탈세포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세포의 유전물질인 DNA나 세척에 사용된 화학물질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으면 염증이나 세포 손상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2011년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Biomaterial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탈세포화 조직에 남은 세포 성분과 세척제 등이 생체 적합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척에 사용하는 도데실황산나트륨(SDS) 등은 잔류량에 따라 세포독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 충분한 제거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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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연구 결과가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ECM 스킨부스터에 유해물질이 남아 있거나 독성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위험성을 확인하려면 개별 제품의 잔류물질과 함량, 주입량, 반복 시술에 따른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온라인과 관련 문헌 등에 결절과 심한 염증, 부종, 피부색 변화 등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부에 주입된 물질이 혈관을 막거나 손상시킬 경우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개별 부작용이 ECM 성분 자체에 의한 것인지, 시술 방법이나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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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술 전 제품의 정확한 명칭과 인체조직 유래 여부, 허가·관리 상태, 미용 목적 사용에 관한 근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술 후 심한 통증이나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증상, 급격한 피부색 변화 또는 시야 이상이 나타나면 혈관 손상 가능성이 있어 즉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제품마다 사용기한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제품은 3년, 다른 제품은 5년으로 설정돼 있지만, 이러한 차이가 어떤 객관적 시험 결과에 근거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과 의료기관에서 모공 축소, 기미 개선, 피부결 개선 등의 효능을 광고하는 행위 역시 미용 목적 사용의 적법성과 효과 검증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외에서는 인체조직의 가공 정도와 사용 목적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피부조직을 분쇄해 입자로 만드는 가공이 조직의 본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최소조작 기준과 동종사용 원칙 등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보다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식약처에 유해물질 검증이 필요한 제품의 제조·유통 중단을 검토하고, 시중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와 품목별 품질관리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불법·과대광고에 대한 집중 단속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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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현행 인체조직 관리체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진행 중인 정책연구 결과를 토대로 안전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새로운 미용 시술이 빠르게 확산하는 속도를 안전성 검증과 규제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보여준다. 피부 개선 효과를 내세운 광고가 실제 임상적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인체 유래 조직을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시술인 만큼,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안전성까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와 관리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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