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 대통령, 김지용 임명·내란 특수본 구성 지시할듯…지지층 설득·내란 청산 드라이브 나서나
멕시코 국빈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내정자의 임명 절차를 재개하고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는 등 국내 현안 대응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개혁 추진 의지를 재차 부각해 지지층을 설득하고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7일 5박7일 간의 순방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에 당면한 1순위 과제는 김 중수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 절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내정자 인선을 발표했지만 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임명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자 추가 검증을 지시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등 임명 절차가 멈춰선 상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추가 검증에 나섰지만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달 2일 중수청 출범이 임박한 일정을 고려하면 이 대통령이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하는 등 임명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수청이) 며칠 내로 출범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의 주요한 수사, 형사사법 체계를 다루는 수장을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가장 빠른 시일 내 조만간 후보자 지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12·3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구성을 지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특수본은 구성될 경우 우선 경찰 산하에 설치한 뒤 다음달 중수청이 출범하면 조직을 확장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내란 혐의 수사가 중수청의 1호 사건이 될 수 있다. 내란 특검과 2차 종합특검이 모두 종결된 상황에서 정부가 특수본을 꾸리고 직접 수사에 나서 ‘내란 잔존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김 내정자 임명과 내란 특수본 구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최근 여권 강경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기된 개혁 후퇴 비판을 의식하고 지지층 설득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내정자에 대한 지지층 반발에 추가 검증으로 신중한 접근을 취하면서도 중수청 출범 일정에 맞춰 임명 절차를 강행해 검찰개혁 의지를 보이고, 내란 특수본을 통해선 내란 청산이라는 개혁 의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우려는 취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동포 간담회에서도 노무현 정부 시절 독소조항 제거를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 추진이 강경파의 전면 폐지 주장으로 무산됐던 전례를 거론하며 실용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미 내란 가담 혐의로 특검에 고발된 적이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다는 해석도 있다. 대법관 후보 재제청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정면충돌 중인 조 대법원장을 특수본 수사를 통해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법원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사법권을 계엄사령부에 넘기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내란 가담 혐의로 고발됐으나 내란 특검에 이어 2차 종합특검에서도 각하 처분을 받았다.
이 대통령이 순방을 떠났던 지난 21일 사의를 표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후임 인선도 시급한 과제다. 강 실장이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과 인사 실패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후임 인선은 국정 쇄신 의지를 보이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강 실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달째 공백인 정책실장 후임 인선을 두고도 이 대통령의 고심이 길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순방 기간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조 대법원장과의 갈등도 이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다. 조 대법원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인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재제청하라는 청와대의 요구에 대해 지난 22일 재제청과 새 후보자추천위 구성 모두 불가하다며 거부 의사를 표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조 대법원장이 재반박에 나서며 공방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내년 6월 조 대법원장 퇴임 전까진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조율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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