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이 세계 조종”…프 극우당 대표 과거 막말 일파만파

광고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집권이 유력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대표가 과거 쏟아낸 ‘반유대주의’ 막말들이 공개돼 파장이 인다.
프랑스 탐사보도 매체 메디아파르는 28일(현지시각) 조르당 바르델라(32) 국민연합 대표가 정치 경력 초기인 2013년 동료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들을 입수해 보도했다. 한 대화에서 바르델라는 “유대인은 (태생적으로) 다른 민족을 지배하고, 짓밟고, 약탈해야 한다”며 “그들이 원하는 건 바로 이거다. 이스라엘이 지배하는 ‘신세계질서’, 그리고 예루살렘을 수도로 둔 세계”라고 주장했다. 신세계질서는 유대인들이 금융 자본과 그림자 정부 등으로 세계를 지배한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이다.
바르델라는 또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내각의 경제장관이었던 피에르 모스코비시를 비난하며 “그가 기업들을 살리려는 건 (성서 인물인) 모세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고 썼다. 모스코비시는 유대계 성씨다. 바르델라는 “가장 중요한 정부 부처들은 프랑스의 이익보다 이스라엘과 은행권의 이익을 우선하는 인사들에게 돌아간다”고도 설파했다.
광고
반면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악명 높은 인물들에겐 존경을 표했다. 증오 선동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코미디언 디외도네 음발라음발라를 향해서는 “진정한 사상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추켜세웠고, 프랑스의 악명 높은 반유대주의 활동가 알랭 소랄에 대해서는 “그의 분석은 옳다. 실제 사실이 모두 이를 입증한다”고 칭찬했다. 이외에도 바르델라는 2001년 9·11 테러에 유대인이 연관됐다거나, 아돌프 히틀러가 여전히 살아있을 수 있다는 등의 허황된 음모론을 거리낌 없이 반복했다. 메디아파르는 이날 공개한 대화들의 진위를 “독립적인 방식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런 글을 쓸 당시 바르델라는 10대로 국민연합 전신인 국민전선(FN)에 갓 입당한 상태였다. 국민전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극우의 창시자로 꼽히는 장마리 르펜이 만든 정당이다. 그는 “(나치) 가스실은 전쟁의 한 세부사항이었을 뿐”이라는 등 반유대주의·친나치 행보를 숨기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바르델라는 2022년 국민연합 대표에 오른 뒤 “장마리 르펜이 반유대주의자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바 있다.
광고
광고
바르델라의 ‘막말 폭탄’이 공개되자 정치권에선 비난이 쏟아진다.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사회당(PS) 대표 올리비에 포르는 “이제 바르델라가 왜 장마리 르펜은 반유대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는지 잘 이해하겠다”고 꼬집었다. 녹색당 대선후보 마린 통들리에도 “그는 모든 직책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내각의 차별철폐 담당 장관 오로르 베르제는 “이 글들이 사실이면 엄청나게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국민연합은 난처해졌다. 이 당 대선후보이자 장마리 르펜의 딸인 마린 르펜은 28일 바르델라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너무 황당해서 위조나 조작, 공작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했다. 마린 르펜은 여러 대선 여론조사에서 30%대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바르델라는 이날 프랑스 극우 방송사 세뉴스(CNews)에 출연해 “메디아파르가 공작을 주도하고 있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자들에게 조종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디아파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광고
그간 국민연합은 극우 세력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이른바 ‘탈악마화’ 전술을 펴왔다. 당직자들의 공개적인 나치 찬양, 여성 혐오, 유대인 증오 발언 등을 금지한 것이다. 바르델라 스스로도 ‘반유대주의세력은 오히려 좌파’라고 주장하며, 자신은 반유대주의 등에 맞선 “유대인의 방패”라고 자처해왔다. 그러나 내년 4월 대선을 7개월 남기고 ‘당대표 리스크’가 터지며 이런 노력이 흔들리게 됐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엑스(X)에 “기억력이 짧은 이들에게 전한다. 반유대주의는 국민연합의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이 당의 역사다. 이것이 바로 극우의 진짜 얼굴”이라고 지적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