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초보기관’ 키운다더니 특정 기업 반복 지원···표준특허 지원사업 취지 무색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정부가 표준특허 경험이 없는 ‘초보기관’을 지원하기 시행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에서 특정 기업들이 수년간 반복적인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기업에 대한 중복 지원이 인큐베이팅 사업 취지를 흐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식재산처 산하 한국특허전략개발원으로부터 받은 ‘표준특허 창출지원 인큐베이팅 사업’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6년(2020~2025년)간 동일 기업이 최대 5년에 걸쳐 중복 지원을 받았다.
표준특허 창출지원 사업은 지식재산처가 국내 기업·기관에 표준특허 확보 전략을 제공해 고부가가치 표준특허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으로,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주관한다. 표준특허는 특정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제품이 국제 표준을 준수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특허다. 해당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는 제품의 제조·판매나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특허사용료(로열티)를 기대할 수 있고, 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의원실 제공
표준특허 창출지원 사업의 한 유형인 인큐베이팅 사업은 표준화 활동이나 표준특허 확보 경험이 없는 ‘표준화 초보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초보기관이 표준특허 확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다.
지난 6년간 이 사업으로 30개 기업·기관이 51건의 과제에 대해 모두 39억2700만원(과제당 77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A기업은 2020년부터 5년 연속으로 지원 대상에 선정돼 총 3억8500만원을 지원받았고, 3년 연속 지원을 받은 기업도 4곳이 있었다. 이들을 포함해 2번 이상 중복 지원을 받은 기업이 모두 14곳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 지원 대상에 선정된 기업 16곳 중에서는 10곳이 과거 지원 이력이 있는 기업으로, 중복 지원률이 62.5%에 달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이같은 반복적인 지원이 초보기관을 지원한다는 인큐베이팅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 의원은 “경험 없는 기관의 기초 역량을 키우는 마중물 사업이 일부 기업에 대한 단골 지원 창구가 된 셈”이라며 “수년간 국비 지원을 받은 기관에 대해서는 지원 성과를 철저히 검증하고, 관행적인 재선정 구조를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표준특허 창출지원 인큐베이팅 사업’ 현황. 차규근 의원실 제공
해당 사업의 중복 지원 문제는 지난해 지식재산처(당시 특허청)의 ‘용역사업 수행 실태 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지식재산처는 당시 인큐베이팅 사업에 대해 “특정 기업이 여러 번 지원을 받는 등 해당 사업의 취지와 다르게 지원 대상이 선정되고 있다”면서 개선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표준특허 역량은 단시간 안에 확보하기 힘들고, 최소 3년 정도는 시간이 걸린다”며 “지난해 감사 결과가 나온 후 지원 기간을 최대 3년으로 하고,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대 1년만 더 연장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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