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형사사법체계 출범 코앞···‘수사지휘 공백 어쩌나’ 법무장관·중수청장·경찰청장·공소청장 모두 공석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는 새 형사사법체계가 주요 사정기관의 수장이 모두 공석인 채 출범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만큼은 임명을 서두른다는 방침이지만 중수청 개청(10월2일) 전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법무부장관, 경찰청장, 공소청장 등은 아직 적합한 후보자도 찾지 못한 상태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인사청문 요청안은 아직 국회에 송부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청문회 개최일 5일 전 증인·김정인·참고인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해야 한다. 후보자에게도 5일 전까지 서면 질의서를 취합해 송부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순방에서 돌아와 곧장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보내더라도 김 후보자를 10월2일에 맞춰 임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수청이 수장 없이 출범하는 것을 놓고 법조계 안팎에선 수사지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부장검사는 “중수청은 일종의 특수수사청인데, 특수수사는 지휘부가 갈래를 잘 타 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청장 없이 출범하면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80명과 청장을 제외한 5급 이상 수사관 132명 등이 중수청 임용이 결정된 상태에서 김 후보자가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조직 장악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도 내부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막판까지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고심하는 것엔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뭉친 지지층의 지지율 하락과 여권 강경파의 비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 임용이 결정된 검사 중 가장 고참인 임은정 동부지검장도 김 후보자의 이력을 들며 “범죄 피해자가 아닌 검찰을 보호하려 했다”며 연일 비판하고 나섰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 22일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을 놓고 “지금까지 국민을 속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중수청장에 임명하려면 지지층의 비판에 역행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논란 끝에 중수청장을 임명한다해도 법무장관, 경찰청장, 공소청장 등 주요 사정기관 수장은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 후에도 한동안 공석으로 남아있을 전망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신약 청탁 의혹 등으로 후보자에서 낙마하면서 법무부 장관직은 4주 넘게 공석이다. 여권 내에서는 김 의원을 대체할 마땅한 후보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청과 같은날 출범하는 공소청 역시 수장 없이 개청하게 됐다. 지난 22일 이정현 대검 차장검사가 검찰총장 대행으로 임명되면서 유력한 초대 공소청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 차장검사 임명을 놓고 검찰 안팎에선 벌써부터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소청장 후보자가 누가되든 공소취소 문제를 놓고 험난한 인사검증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장 자리 역시 12·3 비상계엄 이후로 경찰청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 밤 경찰 고위직을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지만 경찰청장은 임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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