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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3, 2026

[산업이(異)면]AI·로봇 올인한다던 테슬라, 투자 50억달러 축소…K산업 변수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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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커피를 들고 백악관에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커피를 들고 백악관에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로봇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던 테슬라가 올해 투자 계획을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 줄였다. 미래사업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상과 실제 자금 집행 사이에 간극이 생긴 것이다. 전략 후퇴인지, 투자 일정 조정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국내 산업계에는 투자 지연에 따른 수주 시점의 불확실성과 테슬라의 자체 생산 확대라는 두 가지 변수가 생겼다.

투자 목표 낮췄지만…테라팹·옵티머스 ‘속도 조절’

테슬라는 지난 2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투자 전망을 ‘250억달러 이상’에서 ‘약 200억달러(약 26조5000억원)’로 낮췄다. 지난 4월 목표를 올린 지 6개월 만에 원래대로 되돌린 것이다. 3분기 투자액은 47억3000만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약 75억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1~3분기 누적 투자액은 130억1000만달러다. 기존 목표를 맞추려면 4분기에만 120억달러가량을 써야 했다.

돈이 덜 나간 곳은 미래사업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차·로봇용 AI 칩을 직접 만드는 반도체 공장 ‘테라팹’ 투자가 내년부터 늘어 2028년엔 수백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첫 시험용 칩은 내년 5~6월, 본격 양산은 2028년 3분기가 목표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도 목표 생산량인 주 2만대에 이르려면 최소 1년이 걸린다고 했다. 외부 판매 시점은 내년 말쯤으로 제시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지난해 10월27일 뉴욕 나스닥빌딩 앞에서 시연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지난해 10월27일 뉴욕 나스닥빌딩 앞에서 시연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금흐름은 방어했지만…투자 재원엔 변수

테슬라의 투자 축소가 현금흐름 관리 차원의 결정인지, 미래사업의 투자 집행이 계획보다 늦어진 결과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자본 배분의 효율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투자 전망을 낮춘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투자를 덜 한 덕에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15억3000만달러(약 2조300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당장의 자금 부담은 줄었다.

본업이 약해진 상황이라 이 숫자의 의미는 더 컸다. 3분기 매출은 280억4600만달러로 1년 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7억1800만달러로 56% 줄었다. 이 흑자로 ‘돈 먹는 하마’라는 우려를 일단 누그러뜨린 셈이다. 다만 미국 투자분석업체 TIKR는 흑자의 절반가량이 아직 지급하지 않은 매입대금이 늘어난 효과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 변수도 있다. 테슬라는 분기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와의 사업결합 등을 검토할 특별위원회를 꾸렸다고 공시했다. 머스크는 테라팹 비용을 두 회사가 어떻게 나눌지 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막대한 공장 비용을 테슬라 혼자 짊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래사업 의지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으로 수년간 투자가 계속 늘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300억달러(약 39조8000억원) 규모의 차입한도도 확보했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22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3.1% 내렸다.

메가팩 수요는 기회…자체 생산은 위협

국내 산업계가 받을 충격은 일단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줄어든 건 공장을 짓고 장비를 들이는 돈이고, 배터리를 사는 돈은 생산량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메가팩’ 수요가 국내 배터리 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테슬라는 2027년 메가팩 물량이 대부분 판매됐다고 밝혔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메가팩용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물론 완제품 수요가 늘어난다고 국내 업체의 공급 물량까지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실제 수혜 규모는 공급 계약과 조달 구조를 따져봐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테슬라는 3분기 직접 만든 ESS용 배터리를 넣은 메가팩을 처음 출하했다. 자체 생산이 외부 조달을 얼마나 대체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생산능력이 커질수록 공급업체들은 가격과 물량 협상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도체도 비슷한 구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를 2033년까지 위탁생산하는 165억달러(약 22조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테슬라가 자체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면 중장기적으로 외부 파운드리 의존도를 낮출 선택지를 갖게 된다. 다만 테라팹의 생산능력과 수율, 양산 일정이 아직 변수인 만큼 삼성전자와의 계약에 미칠 영향을 당장 예단하기는 어렵다. 국내 장비·소재 업체에는 신규 투자에 따른 수주 기회가 생길 수 있지만, 투자 집행 시점이 늦어지면 그 기회도 뒤로 밀릴 수 있다.

머스크가 제시한 일정이 번번이 늦춰졌던 만큼 발표만 믿고 설비를 먼저 늘리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분기 투자액과 내년 계획이 나오는 내년 1월 실적 발표가 첫 시험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최대 고객이지만 언제든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회사라 발표보다 실제 계약과 발주 물량을 보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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