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급매물 35억 ‘뚝’ 떨어졌는데…집값 3.5억 ‘껑충’ 뛰는 곳 보니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강남권은 내리막을 걷는 반면 외곽 지역은 가파르게 치솟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하다.
수십억 원대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핵심지는 급매물이 쏟아지며 휘청이는 반면 상대적으로 중저가 지역에는 ‘생존 매수’ 행렬이 이어지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서초구(-0.35%→-0.37%)와 강남구(-0.38%→-0.39%)는 13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송파구(-0.22%→-0.17%) 역시 9주째 하락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강남구 압구정과 개포동, 서초구 반포와 잠원동, 송파구 잠실과 문정동 등 내로라하는 고가 단지들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최근 1~2달 사이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서는 직전 거래가보다 20억 원 이상 낮은 가격에 급매물이 체결되는 충격적인 사례가 속출했다.
압구정 신현대 12차 전용면적 182㎡ 매물은 지난달 14일 88억 원, 21일 92억 원에 손바뀜했다. 불과 지난 7월까지만 해도 112억 5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던 이 물건은 9월 100억 원으로 주저앉더니, 10월에는 90억 원 안팎까지 밀려나며 3개월 만에 20억 원 이상 급락했다.
인근 신현대 11차 183㎡ 역시 지난해 12월 128억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93억 원에 팔리며 무려 35억 원이나 빠졌다. 이들 단지가 속한 압구정2구역(신현대 9·11·12차)은 이달 들어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접수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는 조합설립인가 후 3년 이상 보유한 경우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전까지 조합원 지위 승계가 허용된다. 이 때문에 자금 여력이 부족하거나 실거주가 아닌 매물 보유자들이 처분을 서두르면서 급매물 출하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보유세 부담 가중과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강남권 초고가 재건축 시장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모양새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실수요 중심의 ‘생존 매수’가 몰리면서 신고가 행진과 가격 상승세가 잇따르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롯데캐슬루나’ 전용 84㎡은 9월 7억 3000만 원에서 한 달 만에 10억 8000만 원으로 3억 5000만 원 치솟았다. 성북구 정릉동 ‘길음뉴타운경남아너스빌’ 전용 84㎡도 지난 4~5월 8억 원대에서 거래됐으나 지난달 10억 5000만 원으로 약 2억 원 뛰어올랐다. 길음동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7월 신고가(11억 8000만 원)를 기록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1억 4500만 원이 더 오른 13억 2500만 원에 거래됐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강남권의 약세 속에서 서울 외곽의 선전에 힘입어 서울 전체 평균 집값은 0.07% 올랐다. 서대문구(0.31%), 성북구(0.30%), 중랑구(0.28%), 강북구(0.26%), 마포구(0.25%), 구로구(0.25%), 동대문구(0.24%), 도봉구(0.2%), 관악구(0.20%) 등 외곽과 강북권 주요 지역이 0.2% 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0.12%→0.14%), 영등포구(0.12%→0.16%), 은평구(0.14%→0.17%) 등도 일주일 새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서울 주택 시장의 양극화와 디커플링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서울 집값 추이에 대해 “(서울) 주요 지역의 실제 거래가격도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데 물론 아닌 지역도 있다”며 시장의 이상 기류를 직접 언급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도 “기준금리 지속 상승, 매물 증가, 거래량 감소 등 하락 조짐이 커지고 있어 유의하라고 한 것”이라며 주택 시장의 변동성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 압박을 받는 강남권 고가 단지들은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외곽 지역은 실수요 장세가 이어지며 당분간 이 같은 디커플링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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