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와 철학 달라”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퇴임…윤 정부 때 김한길 ‘두 차례 연임’과 대비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사진)이 오는 9일 임기 1년을 마치고 퇴임한다. 보수 진영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정 운영에 쓴소리를 해온 이 위원장이 연임 없이 물러나게 된 데는 청와대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한 통합·탕평 인사가 퇴색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1년간 국민 각자가 다름을 인정하고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바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나름대로 뛰었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이자 이재명 정부 성공의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다시 공직에 나선 것은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이지,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이제 대통령의 뜻에 따라 물러나고자 한다”며 “결례를 무릅쓰면서 했던 직언을 국정 운영에 편린이나마 반영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 위원장은 보수 성향으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 겸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그를 부총리급인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왜곡죄 도입 등 사법개혁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히는 등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지난 5월에는 국정과제 자료 제출을 두고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MBC <100분 토론>에서 “이 대통령이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민주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당시 “헌법에 대한 무지 내지는 오해에 기초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국민통합위원장을 지낸 김한길 전 위원장은 두 차례 연임해 3년간 재임했다. 이 위원장도 이 같은 전례 등을 감안해 연임 의사가 강했지만, 청와대가 후임 위원장을 인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퇴임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의 대통령’을 표방하며 통합·탕평 인사에 공을 들인 이 대통령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논란과 갈등이 반복되면서 탕평 인사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초기 강준욱 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과거 저서에서 12·3 내란을 옹호했다는 논란으로 사퇴한 이후, 지난 1월 보좌관 갑질·아들 부동산 청약 논란 등으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명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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