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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4, 2026

[단독] 전기차 420만대 목표 ‘빨간불’…배출규제 특례에 목표 70%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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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서울의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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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 배출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각종 특례 탓에 2030년 전기차 보급량이 정부 목표의 70%에도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도 비슷한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5일 기후환경단체 ‘플랜1.5’가 낸 보고서를 보면, 정부는 2030 수송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일반 승용차와 소형 승합차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을 기존 70g/㎞에서 54g/㎞로 강화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지난 7월 행정예고했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판매한 차들이 1㎞ 달릴 때 내뿜는 온실가스 양을 평균 70g에서 54g 이하로 낮추라는 뜻으로, 이를 맞추려면 업체는 내연기관차를 덜 팔거나 전기차를 더 팔아야 한다. 정부는 2030년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보다 37.8% 줄이고, 2030년까지 전기차 42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누적 전기차 등록대수는 100만대 수준이다.

하지만 플랜1.5가 개정안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2030년 누적 전기차는 약 286만대로, 정부 목표보다 되레 134만대 부족할 것으로 추산됐다. 개정안에 전기차 판매 실적을 ‘뻥튀기’해주는 각종 특례들도 들어갔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전기차 등을 실제보다 더 많이 판매한 것으로 계산하는 ‘슈퍼크레딧’을 2029년까지 연장했고, 하이브리드차의 배출량을 실제보다 낮춰 계산하는 특례도 새로 도입했다.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줄인 간접배출량도 감축실적으로 인정한다. 플랜1.5는 배출허용기준 강화로 전기차가 47만대 늘어날 수 있지만, 이들 특례로 38만대의 증가 효과가 상쇄돼 순증 규모는 9만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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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적용한 온실가스 저감·연비 개선 기술을 감축실적으로 인정하는 ‘에코이노베이션’ 제도를 유지하는 것도 규제 수준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플랜1.5는 “제조사들의 과거 평균 활용실적을 적용한 결과, 2030년 명목상 54g/㎞인 기준은 약 66g/㎞ 수준으로 완화된다”고 분석했다.

아이씨씨티도 지난달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각종 특례가 규제 강도를 22∼41% 낮출 수 있다는 내용의 공식 의견서를 냈다. 양쯔페이 신흥시장 담당 디렉터는 한겨레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분명한 진전”이라면서도 “(각종 특례 탓에) 현재 설계대로라면 개정안이 수송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아이씨씨티는 슈퍼크레딧·하이브리드 특례를 폐지하고, 에코이노베이션 인정 한도를 2030년까지 4g/㎞로 낮출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절감기술 인정 한도를 국제 수준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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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기후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토대로 전기차 슈퍼크레딧 등 유연성을 고려해 배출허용기준을 추가로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양쯔페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 신흥시장 담당 디렉터 인터뷰

―한국 정부가 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을 70g/km에서 54g/km로 강화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개정안은 분명한 진전이다. 자동차 제작사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54g/km라는 수치만 놓고 보면 강한 기준이다. 일본과 인도의 2030년 목표보다 훨씬 엄격하고 중국보다도 다소 강하며, 호주와 뉴질랜드의 규제 강화 흐름과 비슷하다. 다만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목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ICCT는 각종 특례 때문에 실제 규제 강도가 22∼41%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시한 명목상 목표(headline target)는 상당히 강하지만, 관대한 유연성 조항이 실제 규제 강도를 크게 약화시킨다. 명목상 목표는 규정에 명시된 기준 산식에 들어가는 수치다. 실질적인 목표(effective target)는 모든 크레딧과 배수(multiplier), 조정치를 반영한 뒤 제작사가 실제로 달성해야 하는 수준이다. 시험에 비유해볼 수 있다. 명목상 기준이 시험의 합격점이라면, 유연성 조항은 시험이 끝난 뒤 점수에 더해주는 가산점과 같다. 따라서 자동차가 실제로 합격점에 해당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제작사는 규제를 충족할 수 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슈퍼크레딧, 하이브리드차 크레딧, 에코이노베이션 크레딧 등이 대표적이다. 숫자로 보면 2030년 승용차의 명목상 목표인 54g/km는 이런 유연성 조항이 적용될 경우 약 66g/km 수준의 실질적인 목표에 해당한다.

하이브리드차 크레딧이 가장 간단한 사례다. 2027년과 2028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0g/㎞로 인증된 하이브리드차는 제작사의 규제 준수 여부를 평가할 때 87g/㎞를 배출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실제 도로에서는 여전히 100g/㎞를 배출하지만, 13g/㎞, 즉 13%의 ‘감축’은 규제 준수 계산상으로만 존재한다.

슈퍼크레딧도 예로 들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7년과 2028년 배터리전기차(BEV)의 슈퍼크레딧 배수는 1.4다. 한 자동차 제작사가 차량 100대를 팔았고 이 가운데 전기차가 20대라고 가정해보자. 1.4배를 적용하면 전기차를 28대 판매한 것으로 계산한다. 제작사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무공해차 28대를 판매한 것처럼 계산된다. 이 가운데 8대는 계산상으로만 존재하는 셈이다. 이 두 크레딧 모두 제안된 기준의 규제 강도를 약화시킨다.”

―개정안이 단기적으로 자동차 제작사의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유도할 추가적인 유인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각종 유연성 조항을 반영하되 적립된 크레딧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제안된 기준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무공해차 비중은 2027년 승용차 약 15.3%, 경상용차 약 15.8%로 추정된다. 2028년에는 각각 19.1%와 19.7%로 높아진다. 그러나 한국의 실제 무공해차 판매 비중은 2025년 14%였고, 2026년 상반기에는 25.5%였다. 시장은 이미 이 기준이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현재 개정안으로 2030년 수송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나.

“현재 설계대로라면 그렇지 않다(Not as currently designed). 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목표는 NDC 달성에 필요한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토대로 도출됐지만, 당시 평가에는 이런 유연성 조항의 영향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명목상 목표가 NDC와 일치하더라도 실제 규제 효과는 그보다 약해질 수 있다. 형식승인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가 실제 도로에서의 배출량 감소로 이어져야 하며, 그래야 NDC 목표에도 부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개정안에서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2027년부터 무공해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슈퍼크레딧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하이브리드차 크레딧도 없애야 한다. 에코이노베이션 크레딧의 인정 한도는 2030년까지 4g/km로 낮출 필요가 있다.”

―규제를 강화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유럽, 미국, 인도, 중국 등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국내 기준을 느슨하게 유지한다고 해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경쟁에서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의 전환 압력이 약해지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늦출 수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주요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필요한 투자가 그렇다. 강한 기준은 수요·공급 측면의 지원 정책과 함께 추진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규제는 그 자체로 산업정책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제작사들이 확신을 갖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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