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토 단계 알래스카 사업에 ‘서명 강요’, 받아들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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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곧 서명하지 않으면 부담을 두배 지우겠다고 말했다. 아직 사업성 검토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를 두고 우격다짐으로 합의를 강요하는 노골적인 압박이다. 11월 중간선거용 정치적 계산을 넘어 사업 추진을 기정사실로 굳히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끝까지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한국이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질문을 받자 “그들에게 곧 서명하지 않으면 내가 두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답했다. 무엇을 올리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진 않았지만 관세 인상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1일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3일에는 영상 메시지에서 “나는 인류 역사상 그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알래스카에 가져다주었다”고 했다. 3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는 한국·일본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그들에게 미국에 공장을 지을 약 1년 반 정도의 짧은 기회를 주고, 짓지 않는다면 150%, 200%, 250%, 30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중간선거에서 짙어지는 공화당의 패색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의 하원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현역 공화당 의원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상원마저 넘어가면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내 정치적 곤경에 처할 수 있다.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를 ‘성과’로 내세우려는 다급함이 읽힌다. 그렇다고 선거용 엄포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양국 정부는 팩트시트에서 알래스카 사업에 대해 ‘검토에 착수한다’고만 합의했는데, 그는 막무가내로 투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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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뜻하는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한미전략투자법에도 명시된 조건인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할 대원칙이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는 애초부터 불공정·불평등한 합의였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합의에 담긴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깨며 잇속을 챙기려 한다면, 우리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정부는 미 행정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업에는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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