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선정 기준’까지 바꾸고 뇌물 2000만원···양천구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용역업자 나란히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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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에서 내부 정보를 제공하고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현금 20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과 용역업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는 지난 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장 A씨(60)에게 징역 1년과 벌금 4000만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홍보기획 용역업체 대표이자 정비업체의 전 영업본부장 B씨(58)에게는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021년 1월 양천구청의 설립 인가를 받아 설립됐다. B씨는 한 신탁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아파트의 신탁사 지정을 위한 홍보 용역을 맡는 동시에, 정비업체인 C사의 영업본부장으로 일하며 C사가 재건축조합의 정비업체로 선정되도록 계약을 성사시키겠다며 수주 업무를 진행했다.
A씨는 2021년 9월 B씨로부터 재건축 사업과 관련한 내부 정보를 제공하고 B씨가 관여하는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두차례에 걸쳐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앞에 재건축 사업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경향신문 자료사진
A씨는 금품을 수수한 뒤 정비업체 선정 기준을 완화해 B씨 측 업체의 선정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C사가 참여한 2차 정비업체 선정 입찰이 조합원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되자, A씨는 2023년 8월 조합 정관과 입찰지침서 규정을 ‘출석조합원 과반수 찬성’에서 ‘출석조합원 다득표 찬성’으로 바꿨다. 이어진 3차 입찰에서 C사는 변경된 기준에 따라 최종 정비업체로 선정됐다.
재판에서 A씨는 “받은 돈 중 500만원은 설명회를 준비한 다른 조합 이사들의 비용 보전 명목으로 전달했고, 1500만원은 신탁등기 업무를 독려한 데 따른 실비 보전이나 감사 표시”라고 주장했다. B씨는 “뇌물이 아니라 조합에 빌려준 돈”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B씨가 신탁대행사의 직원이 아니었으므로, A씨가 감사의 표시나 실비를 보전해 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뇌물 수수 의혹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거지자 “나는 벌금 200만원 나오고 조합장님은 실형, 법적 구속이다. 나한테 조합 설립 이전 날짜로 돈을 빌렸다는 차용증을 써달라”고 한 두사람의 통화를 근거로 B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건축정비사업과 관련해 뇌물을 수수하고 공여하는 행위는 조합장 등의 직무집행에 대한 공정성과 이에 대한 조합원 등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A씨는 공정하게 업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음에도 뇌물을 수수했고, B씨 역시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뇌물을 공여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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