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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30, 2026

바이러스만 억제하던 B형간염 치료, 이제 ‘기능적 완치’ 가능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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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간염 신약 베피로비르센, 일본 이어 미국서도 허가

기존 치료제는 바이러스 증식만 억제
신약, 표면항원도 없애 ‘면역반응’ 회복
만성 B형간염 최초 ‘기능적 완치’ 이뤄
24주 투여하면 ‘바이러스 억제’ 지속돼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농도 증가를 누르는 상태인 기존 치료 전략으로도 간암 발생 위험이 남아 있었던 만큼 기능적 완치 치료제의 등장은 간암 예방에 획기적인 임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승식 기획위원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농도 증가를 누르는 상태인 기존 치료 전략으로도 간암 발생 위험이 남아 있었던 만큼 기능적 완치 치료제의 등장은 간암 예방에 획기적인 임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승식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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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바이러스 증식 억제를 위해 약을 먹어야 했던 만성 B형간염의 치료 전략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일정 기간만 약물을 투여하면 ‘기능적 완치’가 가능한 세계 첫 신약 베피로비르센(제품명 힙세고)이 지난 8월 일본 후생노동성에 이어 이달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신약 허가를 받은 것이다. 3상 임상 연구에서 선정 기준을 충족한 환자 5명 중 1명이 주 1회 24주 투여 후 기능적 완치를 달성했다. 이에 건강한겨레는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그 의미를 짚어봤다.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치료 목표별 간암 발생 위험도 비교. 안상훈 교수 제공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치료 목표별 간암 발생 위험도 비교. 안상훈 교수 제공

B형간염, 왜 더 위험할까?…간경변증 없이도 간암 발생

간염이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간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 A형부터 E형까지 주요 5가지 유형이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B형간염은 감염자 규모가 크고 간암 발생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예방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2020년 기준 국내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20만 명에 달하며, 인구 10만 명당 18.9명이 B형간염에 의한 간질환으로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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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만성 B형간염에선 평소 간수치가 정상이거나 간경변 증상이 없는데 간암이 생기기도 한다. 안상훈 교수는 “만성 B형간염은 간섬유화나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 않고도 간암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세포의 핵 안에 들어가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유지하며 증식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 디엔에이(DNA) 일부가 사람의 유전체에 삽입되는 ‘통합’(integration)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러스 DNA 통합과 바이러스 단백질 등에 의한 변화가 간암 발생에 관여하기 때문에, 간경변증이 없더라도 간암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단계 앞선 표적을 공략하는 기능적 완치 신약… 면역반응 회복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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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이지만 증식 과정에서 알엔에이(RNA)를 중간 매개체로 이용한다. 기능적 완치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치료제는 이러한 RNA를 표적으로 삼는다. 바이러스 유전정보가 단백질로 발현되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여하는 RNA를 차단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만으로 간세포 내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치료제와는 다른 단계에서 작용한다. 기존 항바이러스제가 주로 바이러스 DNA 복제를 억제하는 데 비해, 새로운 치료제는 바이러스 RNA를 표적으로 해 바이러스 증식뿐 아니라 B형간염 표면항원(HBsAg)의 생성도 감소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표면항원 감소는 저하된 체내 면역반응이 회복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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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 교수는 “간세포 핵 안에 남아 있는 B형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는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물질과 표면항원 단백질을 계속 만들어낸다. 기존의 핵산유사체 치료제는 바이러스 DNA 복제는 효과적으로 억제하지만 표면항원 생성까지 충분히 줄이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형간염 표면항원이 지속적으로 많이 존재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저하될 수 있다”며 “기존 치료에서는 표면항원의 연간 자연 소실률이 대체로 1% 안팎으로 낮아 평생 약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베피로비르센은 바이러스 RNA를 표적으로 해 표면항원 농도를 낮추고 면역반응 회복을 유도함으로써 기능적 완치 가능성을 높인다”고 부연했다.

실제 국외 연구진이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도를 평균 8년 이상 장기 관찰한 결과, 기존의 바이러스 억제 치료에 더해 표면항원 소실까지 달성한 기능적 완치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0.6%까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1년에 0.1%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바이러스 억제 치료를 실패한 환자에게선 7.8%, 기존 치료 목표인 바이러스 억제엔 성공했으나 표면항원이 남아 있는 환자에게선 5.6% 수준이었다. 다만 이는 표면항원 소실과 낮은 간암 위험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관찰연구 결과로, 신약 자체의 간암 예방 효과가 직접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안 교수는 “기존 치료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더라도 간암 발생 위험은 남아 있다”며 “기능적 완치율을 높이는 치료법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간암 예방에도 중요한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신약의 국내 도입까진 향후 시일이 걸리는 만큼 안 교수는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현재 치료만으로도 다수의 환자에게서 B형간염 바이러스를 안정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며 “새로운 완치 치료법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검증된 치료와 정기 검진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음주를 피하고 대사이상지방간질환 예방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한편, 항바이러스제를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간암 고위험군은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AFP) 검사 등의 감시 검사를 꾸준히 받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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