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넘으면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 불가…헌재 “평등 위배 아냐” 합헌 결정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녹십자 백신 입찰 담합 과징금 관련 재판소원 사건 변론을 위해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65세 이상 장애인은 활동지원서비스를 새로 신청할 수 없도록 제한한 현행법 규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는 장애인활동지원법 5조 2호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접수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서 최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건 신청인인 김용기씨는 지적장애를 가진 70대로, 노인장기요양급여를 받던 중 장애활동지원급여를 신청했으나 ‘65세를 넘겼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제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65세 미만 장애인은 장애인활동법상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고, 가정에서 간병·요양 필요가 커지는 65세 이상 장애인에게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급여를 받도록 복지체계가 구분돼 있다.
다만 장애인활동법은 기존에 활동지원급여를 받아온 경우에는 65세 이상이더라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원래 활동지원급여를 받던 사람이 장기요양급여 대상자로 전환되면 급여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다. 김씨처럼 65세를 넘겨 활동지원급여를 신규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A씨의 사건을 심리한 광주지법은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김씨 주장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헌재에 제청했다. 과거 활동지원급여 수급 이력에 따라 신청 자격이 달라지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을 낸 재판관 7명은 “65세 이후에 장애를 가진 사람은 장애 유형이 대체로 노인성 질병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와 관련돼 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서도 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기존 수급자 집단과 달리 본 입법자의 판단을 존중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은 일부 장애인이 65세 이전에 활동지원급여를 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한 데는 국가의 책임이 크고, 65세가 지난 뒤에 다시 수급 자격을 판단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봤다. 두 재판관은 “과거 활동지원급여를 받지 못한 것은 본질적으로 국가가 사회보장급여 지원대상자를 발굴할 의무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라며 “65세 이전에 수급자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65세 이후에도 신청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문제를 확대재생산 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령 장애인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에서 양분화된 수급 체계가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말 등록장애인의 약 57%(약 150만명)가 65세 이상으로, 10년 전보다 그 비율이 14.6%포인트 증가했다.
신청인을 대리한 비영리단체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은 성명을 통해 “사정이 더 취약한 집단에 최소한의 소명 기회나 수급자격 심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다른 보충적 대안 없이 ‘신청 자격’ 자체를 박탈해 진입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명백한 차별”이라며 “사각지대를 방치해 피해를 본 고령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장애인활동법 본문을 즉각 개정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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