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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2, 2026

‘성범죄 피해자 신상 유출’ 구글, 해결책도 ‘피해자 책임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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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 성폭력 삭제요청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구글을 규탄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 성폭력 삭제요청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구글을 규탄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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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신상을 유출해 파문을 일으킨 구글이 앞으로는 성범죄 정보 여부를 피해자에게 직접 묻기로 했다. 여전히 피해자 답변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구글은 ‘ㄹ플랫폼 관련 국회 설명자료’라는 이름으로 그간의 신상 유출 경위와 재발 방지책이 담긴 자료를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했다. 이제까지 ‘사람의 실수’라고만 설명했던 구글이 처음으로 자세한 설명을 내 놓은 것이다.

구글은 기존에 불법촬영물 관련 요청 여부를 사람이 확인하고 가리는 과정에서 몇몇 게시물을 놓쳐 유출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평소 저작권법 위반 등 여러 삭제 요청을 접수할 때 미국의 연구 프로젝트인 ㄹ사이트로 복사본을 보낸다. 포털의 부당 검열·삭제 논란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관련 삭제 요청까지 거르지 않고 ㄹ사이트에 고스란히 전송해 피해자 신상이 외부에 그대로 유출됐다는 점이다. 구글은 “정책상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보도 포함하지 않는 ‘정적 통지문’(신상 정보를 가린 이미지)을 검토자가 적용했어야 하나, 수동으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검토자들의 인적 오류로 인해 선택을 누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가 파악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 삭제 요청이 유출된 건은 최소 147건이다. 이외에 외국 국적 피해자도 대거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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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앞으로 이용자에게 직접 피해 여부를 묻겠다고 밝혔다. 삭제 요청 절차에 ‘성범죄물 관련 요청인지’ 묻는 질문을 추가해 피해자가 체크(V)를 하면 자동으로 가리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처럼 피해자 응답에만 의존하면 놓치는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구글은 피해자에게 성범죄물 여부를 확인할 때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제5항제1호 및 해당 법률 제30조제5항제2호의 시행령에 따른 불법 성적인 콘텐츠인지” 묻는다. 관련 법령을 찾아보지 않는 한 답을 건너뛸 가능성이 크다. 또 “콘텐츠에 과도한 노출이나 성적인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는지” 묻는 질문도 성범죄물에 수반되는 부수적 삭제 요청을 다 아우르지 못한다. 피해자들이 삭제를 원하는 정보는 가해자가 유포한 영상물 외에도 포털 연관 검색어와 신상 정보 등으로 매우 다양해서다. 이 경우 피해자가 ‘영상물’이 아니라는 생각에 개인정보 침해 등으로 신고할 수 있다. 실제 ㄹ사이트에 유출된 피해자 신상 정보 상당수는 불법촬영물 피해가 아닌 권리 침해로 접수됐다. 피해자들이 구글의 의도대로만 신고하리라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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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정부기관의 삭제 요청 절차에도 같은 질문을 추가했다. 그러나 이 역시 구글이 과거 응답대로 처리하지 않은 선례가 있다. 기존에도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이 ‘ㄹ사이트에 공유해도 되냐’는 구글 질문에 ‘아니오’(No)를 체크했는데도 관련 게시물이 ㄹ사이트에 넘겨진 것이다. 구글은 이에 대해 별도로 해명하지 않았다.

구글이 피해자 답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신상 유출을 막는 체계를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답변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전세계에서 연간 1만5천건의 삭제 요청을 받는다. 이 중 한국 것은 연간 약 3700여건 수준(2011∼2026년 총 5만6천여건)으로, 하루 평균 10건 안팎이다. 구글이 자체 인력을 두고 충분히 검수할 수 있는 규모다. 구글은 이주희 의원실에 “접수된 삭제 요청을 검토하는 수많은 팀을 전세계에 두고 있다. 한국어 가능 인력도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인원과 검토 현황은 함구했다. 이주희 의원은 “구글이 피해자에게 확인 책임을 지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민감 정보를 걸러내고 그 운영 현황을 공개하는 근본적인 보호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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