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당선에 브라질 금융시장 패닉···주가 17% 폭락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금융회사에서 한 남성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재선 이후 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금융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재정 지출 확대와 국가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와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고 국채 금리가 치솟았다. 당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6년 7개월 만에 증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지만, 매도세를 막지는 못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대표 주가지수인 보베스파 지수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17.00% 급락한 16만9893포인트를 기록했다. 장중 낙폭은 17.34%까지 확대돼 지난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시 급락에 당국이 서킷브레이커를 가동했지만 시장의 충격은 이어졌다.
외환시장에서도 헤알화 가치가 급락했다.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26% 오른 달러당 5.498헤알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2.37% 상승한 5.604헤알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시장도 흔들렸다. 2027년 1월 만기 예금금리선물(DI) 금리는 0.3%포인트, 2031년 1월 만기 금리는 3.07%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브라질 재무부는 이날 예정했던 고정금리 국채와 물가연동 국채 입찰을 취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서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국가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이날 오전 11시50분 기준 22% 급등했다.
이번 폭락은 대선 1차 투표 직후 시장 흐름과 정반대다.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하자 재정 긴축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보베스파 지수는 이튿날 7.70% 상승했고,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은 4.11% 하락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보조금 확대와 재정 지출 증가로 국가부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룰라의 당선 확정 직후 브라질 헤알화와 국채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현지 투자은행 BTG 팍투알도 향후 몇 주간 매도세가 이어져 보베스파 지수가 17만선 안팎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회사 발로르 인베스티멘투스의 다니엘 텔리스 파트너는 “시장은 정부가 재정 부담이 큰 지출과 보조금성 대출 정책을 이어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준금리와 시중금리도 계속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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