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 고도화’ 강조…미국에 ‘비핵화 의제 불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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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한 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를 공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력한 억제력”을 강조한 것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우리 정부의 사과·대화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 기류 속에서 미국에 ‘비핵화 불가’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사일 발사 훈련은 지난 2일 김여정 부장이 담화를 통해 “우리는 어떤 형식으로든 한국과 엮이거나 상종할 수 있는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1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나가겠다”고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는데, 김 부장은 2일 “광대극의 절정”이라고 비난 담화를 낸 뒤 다음날 극초음속 미사일 훈련을 발표한 것이다.
김 부장이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12시간이 지난 당일(3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훈련 소식을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주로 한·미·일 등을 상대로 정치적 메시지를 내온 그가 나서 북한의 핵심 군사 활동을 공개한 전례가 거의 없었다. 김 부장은 “이 타격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앞서 한국(700㎞ 이상 비행)과 일본(680㎞ 비행)이 내놓은 궤적 추적 결과도 틀렸다고 주장하며 양국의 “탐지 능력”을 꼬집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4일 발사된 미사일에 대해 “동해상 1000㎞ 거리의 위도 43°36′28.04″, 경도 138°00′47.02″의 설정 목표점을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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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올해 초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계속해왔지만, 김여정 부장이 직접 나섬으로써 지뢰 폭발 국면과 정치적 연결을 시킨 것”이라며 “최근 정부의 회담 제의 등을 거부하고, 군사적 목표 완수에 집중하겠다는 대남 메시지를 낸 셈”이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 훈련을 참관하며 평가한 발언을 전하며 ‘격’을 끌어올렸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욱 고도화하자는 것”이라며 “그것은 국가의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우리의 견해와 노선에서 변화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현장엔 딸 김주애양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참석해 무력시위에 온 가족을 동반한 모습도 연출했다. 원산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1000㎞일 경우 태평양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드는데,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를 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군사력을 과시해 “비핵화는 의제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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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미국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에 대해 훈련을 했다는 건 이 미사일이 이제 운용 단계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김 부장은 남한을 상대로 ‘무시’ 전략을 펼치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급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향후 북-미 회담을 하게 된다면, 비핵화를 의제화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10·4 남북정상선언 19주년 기념식에 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적대와 대결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며 평화공존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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