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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앙상블이 주역으로, 황후가 악녀로···연말 뮤지컬 ‘반전 캐스팅’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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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의 앙상블에서 9년 만에 ‘댄버스 부인’ 역으로 무대에 서는 이아름솔.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레베카>의 앙상블에서 9년 만에 ‘댄버스 부인’ 역으로 무대에 서는 이아름솔. EMK뮤지컬컴퍼니

연말 공연 성수기를 앞둔 뮤지컬 대작들이 속속 캐스팅을 공개하며 흥행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올해는 유독 새롭게 합류한 얼굴들이 눈길을 끈다. 신예 발탁부터 반전 캐스팅까지 익숙한 작품에 신선한 재미를 더할 ‘뉴페이스’를 승부수로 꺼내 들었다.

다음 달 24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레베카>에서 눈길을 끄는 이름은 배우 이아름솔이다. <레베카>는 부유한 남성과 결혼해 대저택에 들어간 ‘나’가 죽은 전처 레베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2013년 초연 이후 여덟 번째 시즌을 맞는 이번 공연에서 이아름솔은 핵심 인물인 ‘댄버스 부인’ 역에 합류한다. 맨덜리 저택의 집사이자 죽은 레베카를 광적으로 숭배하는 댄버스 부인은 강렬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요구되는 배역으로, 한국 초연부터 전 시즌을 지켜온 신영숙과 ‘옥댄’으로 불리는 옥주현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홍련>에서 ‘바리’를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이아름솔. EMK엔터테인먼트, 마틴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홍련>에서 ‘바리’를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이아름솔. EMK엔터테인먼트, 마틴엔터테인먼트 제공

2014년 데뷔한 이아름솔은 <하데스타운> <프리다> <홍련> <드라큘라> 등 중소극장과 대극장을 넘나들며 차세대 주역으로 떠오른 실력파 배우다. 폭발적인 성량, 시원한 고음으로 무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2017년 <레베카>의 앙상블(합창 및 군무를 담당하는 코러스 배우)로 무대에 선 이후 9년 만에 주요 배역을 맡아 뮤지컬 팬들의 기대가 높다. ‘막심 드 윈터’ 역의 김우형·민우혁, ‘나’ 역의 이봄소리·유연정도 이번 시즌에 처음 합류한다.

오는 12월 4일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스위니토드>도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았다. 조승우가 7년 만에 스위니토드로 복귀해 전미도와 10년 만에 호흡을 맞춘다. 반전 캐스팅 김소현도 눈길을 끈다. 2001년 한국 초연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으로 데뷔한 이후 <엘리자벳> <명성황후> <마리 앙투아네트> 등에서 우아한 황후와 귀부인 역을 맡아 온 그가 살인에 가담하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농담을 던지는 ‘러빗 부인’으로 변신한다. 김소현이 20여 년간 쌓아온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얼마나 능청스럽고 기괴하게 뒤집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스위니토드>에서 기괴한 매력의 ‘러빗 부인’으로 파격 변신하는 김소현. 오디컴퍼니 제공

<스위니토드>에서 기괴한 매력의 ‘러빗 부인’으로 파격 변신하는 김소현. 오디컴퍼니 제공

<스위니토드>에서 ‘러빗 부인’ 역을 맡은 김소현. 오디컴퍼니 제공

<스위니토드>에서 ‘러빗 부인’ 역을 맡은 김소현. 오디컴퍼니 제공

올해 오디컴퍼니 프로덕션 10주년을 맞은 <스위니토드>는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누명을 쓴 이발사 ‘스위니 토드’가 잔혹한 복수를 벌이는 과정을 그린 블랙코미디 스릴러다.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한 바리톤 김주택도 처음으로 스위니 토드 역에 도전한다. 묵직한 성량의 김주택이 복수심과 광기에 사로잡힌 이발사를 어떻게 표현할지도 관심사다.

12월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하는 <오페라의 유령>은 세계 초연 40주년이자 한국 초연 25주년을 맞아 과감한 선택을 했다. 박강현이 새로운 ‘유령’으로 합류한 가운데,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에 뮤지컬 무대 경험이 없는 소프라노 이해원과 최선호를 오디션을 통해 발탁했다.

클래식 무대에서 주목받는 이해원은 국내외 오페라와 리사이틀, 크로스오버 콘서트를 넘나들며 활동해왔다. 청아하고 서정적인 음색이 강점으로 꼽힌다. 서울대 성악과를 거쳐 독일 쾰른 국립음악대학교 석사 과정을 졸업한 최선호는 ‘크리스틴’으로 처음 무대에 데뷔하는 신예다.

한국 초연 25주년을 맞은 <오페라의 유령>에 ‘크리스틴’ 역으로 발탁된 소프라노 이해원(왼쪽)과 최선호. 에스앤코 제공

한국 초연 25주년을 맞은 <오페라의 유령>에 ‘크리스틴’ 역으로 발탁된 소프라노 이해원(왼쪽)과 최선호.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포스터. 에스엔코 제공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포스터. 에스엔코 제공

흥행력과 대중성을 입증한 뮤지컬 대작들이 과감하게 새 얼굴을 내세우는 데는 안정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레베카>의 신영숙·옥주현, <스위니토드>의 조승우·전미도, <오페라의 유령>의 최재림·전동석 등 기존 스타들이 흥행의 중심을 잡는 동안 새로운 배우들이 신선함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배우의 이력과 반전 캐스팅이 만들어내는 서사도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요소다. 앙상블에서 주역으로 성장한 이아름솔, 우아한 황후에서 엽기적인 파이 가게 주인으로 변신하는 김소현은 캐스팅 자체로 화제가 됐다. <오페라의 유령>은 무명 가수가 스타로 발돋움하는 크리스틴의 서사에 맞춰 성악계에서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전통을 이어간다. 1986년 런던 초연에서는 사라 브라이트먼이 크리스틴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2001년 한국 초연의 김소현, 2023년 손지수 등이 이 역을 통해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한국 뮤지컬 관객은 배우를 보고 공연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메가 히트작은 작품 자체의 팬덤이 두텁다. 작품의 인기가 흥행을 뒷받침하는 만큼 신예에게는 더 큰 무대에 설 기회이자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등용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사는 새로운 배우를 발굴해 출연진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관객은 익숙한 작품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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