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로펌행 공직자, 경찰 출신이 최다…금감원·검찰 출신이 뒤이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모습. 문재원 기자
최근 10년 사이 법무법인(로펌)으로 이직한 퇴직 공직자 가운데 경찰 출신이 가장 많다는 시민단체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원과 검찰 출신 공직자들이 뒤를 이었다. 시민단체는 이들의 로펌행은 이해충돌 등 우려가 있다며 공직자 취업심사 제도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30일 ‘2016~2026년 로펌행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분석 이슈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리포트는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공직자가 퇴직 후 3년 내에 일정 규모 이상의 로펌 등에 취업하려면 심사를 받아야 한다.
리포트를 보면, 이 기간에 퇴직 공직자가 로펌 재취업을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청한 취업심사 건수는 총 759건이다. 이 중 78%인 582명이 취업심사를 통과했다.
퇴직 공직자가 로펌행을 선택한 건수는 10년 사이 5개 넘게 증가했다. 로펌에 가기 위해 취업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는 2016년 15명에서 2025년 78명으로 늘었다. 2016~2022년 로펌 취업자 수는 연평균 23.6명인데, 2021~2025년 취업자 수는 연평균 82.8명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로펌행 공직자의 출신 기관을 보면 경찰청이 29.6%(175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금감원 72명(12.2%), 검찰청 29명(4.9%), 법무부 22명(3.7%), 외교부 21명(3.5%) 등 순이다. 퇴직 공직자를 가장 많이 채용한 법무법인은 법무법인 YK이고 김앤장과 율촌, 세종, 광장 등이 뒤를 이었다.
참여연대는 특히 2021년을 전후해 대형 로펌들의 퇴직 공직자 영입이 급증한 것을 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출신 전관의 영입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또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등 금융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순환출자·분식회계 등 대기업 회계 관련 수사나 규제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이로 인해 금감원 출신 전관 영입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대형 로펌의 취업하는 퇴직 공직자의 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취업 제한 판정이나 취업 불승인 판정의 비율은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10년간 (금감원 출신 공직자의) 취업심사 통과율은 98%에 달해 단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취업심사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회사 감독, 자본시장 감시 및 불공정거래 조사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며 “퇴직 공직자가 기업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대형 로펌에 취업하는 것은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최근 로펌들이 단순 소송대리를 넘어 수사·규제 대응을 위해 공직자 출신을 로펌 내 조직화하는 추세가 강화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퇴직 기관과 로펌 간 업무 관련성을 엄격히 따지는 등 이해충돌 우려 해소를 위해 공직자윤리위의 심사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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