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만 있는 줄 알았는데…하이난에서 찾은 4가지 여행

중국의 하이난. ‘동양의 하와이’라는 별명을 가진 섬이다. 별명만 보면 하와이의 미니 버전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규모는 하이난이 더 크다. 하와이 면적은 약 85억6408만평, 하이난은 약 102억6080만평으로 하이난이 더 넓다.
방문객 규모도 하이난 쪽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하이난 방문객은 약 1억600만명이었다. 같은 기간 하와이를 찾은 방문객 수는 946만명이다. 하와이보다 넓고 방문객도 훨씬 많은 이 섬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이난을 대표하는 네 가지 여행을 살펴봤다.
화산암 위에서 스윙, 골프의 섬 하이난
하이난이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이유는 단연 ‘골프’다. 일반 여행객에게는 다소 낯선 여행지지만 골퍼들에게 하이난은 이미 익숙한 곳이다.
하이난 미션힐스 골프장에서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하이난을 찾은 강성수씨를 만났다. 강씨는 “해외 골프장을 많이 다녀봤지만 하이난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엇보다 코스 관리가 잘돼 있다. 특히 페어웨이 상태가 좋고 그린 스피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여행에서 벌써 다섯 차례 라운드를 했는데 골프장마다 만족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하이난은 따뜻한 기후와 대규모 골프 리조트를 앞세워 한국 골퍼들의 발길을 끌어왔다. 하이난성의 2025년 공식 관광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이어 하이난을 많이 찾은 외국인 방문국 3위에 올랐다. 하이난의 대표 골프 리조트인 하이커우 미션힐스(Mission Hills·관란호)는 전체 방문객 가운데 약 20%가 해외 방문객이며, 한국은 이 중에서도 주요 시장으로 꼽힌다.
하이난 골프의 차별점은 지형에서 드러난다. 하이커우 미션힐스는 수만 년 전 형성된 양산 화산군(羊山火山群)의 현무암 용암대지에 18홀 정규 골프 코스 10개를 하나의 거대한 단지로 조성했다.
코스 곳곳에서는 원형을 유지한 화산석 돌담과 용암 균열 지형을 볼 수 있고, 수령 100년이 넘은 오래된 리치나무 숲도 보존돼 있다. 화산암의 뛰어난 배수 성능 덕분에 비가 내린 뒤에도 코스 회복이 빠르다.
천연 화산 용암이 만들어낸 골짜기와 암릉, 용암 분화구 등 원형 지형도 그대로 남아 있다. 검은 화산암 덕분에 녹색 잔디와의 색 대비도 이색적이다. 골프 업계에서는 이곳을 ‘달 표면에서 스윙하는 듯한 코스’라고 부른다.
그중에서도 하이난 골프를 상징하는 코스가 있다. 블랙스톤 코스(Blackstone Course·黑石球场)는 DP 월드투어 개최 코스로도 알려져 있다. 18홀, 파72 기준 7200야드에 달하는 챔피언십 코스로, 코스 전반을 뒤덮은 검은 현무암이 ‘블랙스톤’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앉아서 등산, 후룸라이드로 하산
등산하지 않고 올라가는 법이 있다길래 케이블카를 떠올렸지만, 정답은 달랐다. 이곳에선 엉덩이를 땅에 붙인 채 오르내리는 신박한 통로를 만들어놨다.
하이난 남부 싼야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40분 차를 타고 가면 바다 대신 울창한 열대우림이 나타난다. 하이난 중남부 바오팅의 치셴링 온천 국가삼림공원(七仙岭温泉国家森林公园)이다.
이곳은 중국에서도 보기 드문 원시 열대우림을 품은 곳으로, 치셴링이라는 이름은 일곱 개 봉우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에서 나왔다. 최고 지점은 해발 1126m이며, 공원 입구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편도 약 2300m다.
이 높은 산의 등산법은 흡사 놀이공원 같다. ‘칠채운제’는 높이 약 2m, 너비 약 1m의 아치형 프레임 아래 무빙시트(Moving Seat) 형태의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는 시설이다.
직원이 종이를 깔아주면 그 위에 앉아서 올라간다. 오르막이다 보니 등을 돌려 뒤로 앉는다. 말 그대로 ‘후진 등산’이다. 알록달록한 터널과 초록빛 산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칠채운제는 전체 등산로의 약 60%를 담당하며 모두 4개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1구간은 등산로 500m 지점, 2구간은 850m, 3구간은 1300m, 4구간은 1800m 지점까지 이어진다. 850m까지 가는 절반 구간과 1800m까지 오르는 전 구간 가운데 선택할 수 있으며, 1800m 종점에서 내린 뒤 약 260m만 걸으면 메인 등산로와 연결된다.
무빙워크로 올라갔다면 내려갈 때는 후룸라이드다. ‘공중유리표류(空中琉璃漂流)’는 공중에 투명한 U자형 수로를 설치하고 물을 흘려보낸 뒤 2인승 보트를 띄우는 시설이다. 이 보트를 타고 등산로 초입까지 미끄러져 내려간다.
산속에서 후룸라이드를 타는 경험 자체가 색다르다. 속도는 빠르게 느껴지지만 물에는 크게 젖지 않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숲속을 고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1200m 길이의 정글 슬라이드 ‘총림속활’도 있고, 산 정상부에서는 깎아지른 절벽을 맨몸으로 오르는 암벽등반 ‘도수반파’까지 경험할 수 있다. 등산 자체가 놀이가 되는 신박한 등산법이다.
2000만원 수중객실부터 서핑·온천까지, 다양한 리조트
하이난의 규모도 규모인 만큼 리조트들도 각양각색이다. 초호화 럭셔리 리조트부터 서핑·온천 테마 리조트까지, 여행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숙소의 폭도 넓다.
싼야 아틀란티스(三亚·亚特兰蒂斯)는 ‘7성급’으로 불리는 럭셔리 리조트다. 푸싱그룹이 100억위안 이상을 투자해 싼야 하이탕완에 조성한 초대형 해양 복합리조트로, 커즈너 인터내셔널이 운영한다. 아틀란티스 싼야는 7성급 리조트 아틀란티스가 중국에서 최초로 운영하는 곳으로, 두바이·바하마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지점이다.
리조트 로비에는 거대한 수족관이 들어서 있다. 이를 객실에서 감상하는 ‘수족관 스위트룸’은 아틀란티스 싼야의 대표 객실이다. 1박 기준 약 10만위안(한화 약 2000만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스위트룸이다. 넵튠(Neptune)과 포세이돈(Poseidon)으로 이름 붙은 언더워터 스위트는 거실과 침실, 욕실이 분리된 복층 구조로, 대형 통유리창 너머로 8만여 마리의 해양생물이 유영하는 앰배서더 라군(Ambassador Lagoon)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앰배서더 라군에는 망치상어와 만새기, 심해 어종인 그루퍼까지 다양한 물고기가 헤엄치고, 바다거북은 물론 다이버들에게 인기 높은 고래상어까지 만날 수 있다.
호텔 옆에는 20만㎡ 규모의 아틀란티스 아쿠아벤처 워터파크와 돌핀 아일랜드가 자리한다. 건물 안에는 1만7500t의 해수를 담은 ‘잃어버린 공간’ 수족관이 있다. 약 1700명을 수용하는 C쇼(C Show) 전용 공연장도 마련했다. 해양포유류 동물병원과 바다사자 테마파크까지 마련했다.
하이난 동부 완닝으로 가면 골프채 대신 서핑보드를 든 여행객들이 나타난다. 완닝 르웨완(日月湾)은 연평균 해수 온도 26.5℃ 수준으로 사계절 서핑을 즐길 수 있어 중국 서핑 산업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완닝 중려주랑 리조트(万宁中旅逐浪度假区)다. 중국관광그룹이 조성한 중국 최초의 서핑 테마형 리조트다. 이 시설은 하이난성 서핑팀 훈련기지로도 지정됐다. 핵심 시설인 사계절 인공 서핑 풀에서는 무려 23가지 종류의 파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바로 파도에 투입한다. 초보자부터 전문 선수까지 실력에 맞는 파도를 선택할 수 있어서 초보자부터 전문 선수까지 수준에 맞는 훈련이 가능하다.
치셴링 산기슭에는 자연 분출 온천공 7곳이 있다. 위쑤 허팅 온천 리조트 호텔의 하루 용출량은 3860㎥에 달하며, 온천수 온도는 최고 93.4℃까지 올라간다. 온천수는 규산 중탄산나트륨형으로 맑고 투명하며 유황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20여 가지 미량 원소를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에서는 ‘미인 온천’이라고도 부른다.
위쑤 허팅 온천 리조트 호텔은 본관 객실 97실과 융주러우 객실 16실을 운영하며, 일반 독채 온천 빌라 33동과 VIP 독채 온천 빌라 6동도 갖췄다. 본관에는 정원·산·열대우림 전망 객실을 마련했고 모든 객실에 전망 발코니와 천연 온천 욕조를 설치했다.
휴양지에 들어선 중국의 ‘의료특구’
하이난 보아오는 의료관광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지역이다.
보아오 러청 국제의료관광선행구(海南博鳌乐城国际医疗旅游先行区)는 중국 정부가 2013년 승인한 의료특구다. 지난해 의료관광 목적 방문은 86만5300회에 달했다. 올해 5월에는 40여개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국제의료관광 서비스센터도 문을 열었다. 상담부터 진료 의뢰, 회복 프로그램, 문화관광까지 한 번에 연계한다. 골프 여행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결합한 상품도 운영한다.
하이난 의료특구의 핵심은 ‘선행선시(先行先試)’ 정책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승인해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아직 정식 허가 절차가 끝나지 않은 일부 혁신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특별 절차를 거쳐 러청에서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행구에 자리한 보아오 이링 생명건강관리센터는 의료·재활·건강관리와 휴양·관광을 한데 묶은 시설이다. 러청 선행구에 처음 입주한 3급 종합의료기관 가운데 하나로, 2017년 11월 이후 하이난성 과학기술청으로부터 세 차례 연속 ‘국가첨단기술기업’으로 인정받았다. 7년 연속 보아오 아시아포럼 연차총회 접대·서비스 지원기관에도 선정됐다.
시설에는 국제 의료영상 진단센터와 사전검진센터, 핵의학 생명건강 진단센터, 정밀의학 연구센터 등 9개 전문센터를 운영한다. 정밀검사와 예측·예방·중재부터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증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외 의료기관 진료 의뢰와 전원 서비스는 물론 의료미용·성형과 종합 안티에이징, 여성 유방암·자궁경부암 검진과 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기에 요가와 명상, 심리 관리까지 결합했고, 거문고·바둑·서예·회화와 다도, 향도, 꽃꽂이, 예술품 감상, 커피와 와인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한국 의료관광과 하이난 골프·VIP 여행을 양방향으로 운영하는 한단 라미타 코리아 대표는 “보아오 러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중국 본토에서 아직 승인되지 않은 해외 신약과 의료기기를 특별 절차를 거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어 통역부터 예약, 진료, 숙박,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 의료와 휴양을 결합한 의료관광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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