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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4, 2026

상·하원 모두 잃은 트럼프, 임기 절반도 안 돼 ‘초레임덕’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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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0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오션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데이토나비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0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오션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데이토나비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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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연방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잃으면서 임기 절반을 채우기도 전에 ‘레임덕’ 위기에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원한 후보들이 잇달아 패배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 선거 참패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내년 1월부터 의회 양원을 장악하면 미-이란 전쟁과 강경 이민 정책 등 핵심 국정 과제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2028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 이후’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민주당은 신중한 태도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은 자신이 선택한 후보들의 패배다. 대표적인 곳이 텍사스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 경선에서 현역 존 코닌 의원 대신 강경 친트럼프 인사인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을 지지했지만, 팩스턴은 민주당 제임스 탤러리코 후보에게 패배했다. 민주당이 텍사스주 연방 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88년 이후 38년 만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나 현지 유세에 나서며 지원한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에게 패배했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 셈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선택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왔다. 한 공화당 보좌관은 선거를 앞두고 한겨레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닌을 지지했다면 텍사스가 경합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경합지에 투입해야 할 선거자금까지 텍사스에 쏟아붓는 데 대한 당내 불만을 전했다. 그는 공화당이 양원 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매우 강력한 불신임 평가가 될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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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민주당이 텍사스·사우스캐롤라이나뿐 아니라 아이오와·캔자스 등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휩쓸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지난달 27일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여론조사대로 참패하면 “어떤 면에서는 트럼프 시대의 종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확정되는 순간 2028년 대선 경쟁이 시작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영향력 약화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차원의 강력한 견제에도 직면하게 됐다. 가장 직접적인 제약은 예산권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란 전쟁과 강경 이민 정책 등에 필요한 신규 예산을 거부하거나 삭감할 수 있다. 특히 의회의 별도 무력사용 승인 없이 시작된 이란 전쟁에 대한 추가 군사비 지원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선거를 앞둔 1일 “베트남 전쟁을 끝내기 위해 했던 것처럼 이란 전쟁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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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를 겨냥한 고강도 조사도 예상된다. 민주당이 상·하원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면 청문회를 열고 증인 출석과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가상자산 사업 및 외국 정부 관련 거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투자사업, 백악관 연회장 건립 자금 등이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탄핵 추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탄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물가 문제 해결과 행정부 조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하원은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탄핵소추할 수 있지만, 대통령을 파면하려면 상원에서 출석 의원 3분의 2(100명 전원 출석 시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확보하더라도 공화당 의원들의 대거 이탈 없이는 파면이 불가능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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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까지 민주당이 탈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권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장관과 대사, 연방판사의 임명에는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특히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의 공석이 발생할 경우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임자의 인준을 거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역점을 둔 연방 사법부의 보수화 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잃었다고 곧바로 국정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에게는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한 거부권과 관세·이민·외교안보 분야의 광범위한 행정 권한이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자신이 ‘미스터 비토(거부권)’가 되겠다며 거부권을 반복적으로 행사해 민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남은 임기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 사이의 대치와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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