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들고 제민천 걷는다…카카오 ‘곳곳', 공주 가게와 손님 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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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중소도시에 활력이 생겼어요.”
지난 16일 충남 공주 원도심의 술집 ‘천국보다 낯선’에서 만난 이재천 대표는 카카오 ‘곳곳’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15년 동안 맥주 제조법을 가르쳐온 이 대표는 올해 설 무렵 가게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꿀을 발효해 만든 술 ‘미드’를 판다. 그는 “수도권에서도 보기 힘든 독보적인 실력”이 있어야 외지 손님이 다시 찾는다고 생각한다. 아직 낯선 ‘미드’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곳곳’에 참여했다.
‘곳곳’은 지역 가게를 알리고, 이를 실제 방문으로 이어주는 카카오의 지역 상권 지원 사업이다. 2022년부터 소상공인의 디지털 교육과 카카오톡 채널 활용을 지원한 상생사업 ‘프로젝트 단골’에서 뻗어나온 것이다. 김은화 카카오 로컬임팩트 리더는 “상인 역량 강화가 지역 상권 활성화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곳곳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목포에서 시범 사업을 했고, 공주가 두 번째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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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지방자치단체·지역 기획자·상인들과 함께 가게와 운영자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잡지)을 펴낸다. 가게와 명소를 잇는 산책길과 체험 프로그램, 장터도 마련한다. 공주에서는 매거진에 소개된 가게를 둘러보는 ‘곳곳산책’과 지역 상인·창작자들이 꾸린 ‘공주 아뜰리에 위크’가 25일까지 제민천 일대에서 열린다. 이 대표의 가게도 이달 펴낸 매거진 ‘곳곳 공주’에 실렸다.
토종 곡물을 발굴하고 소개해온 ‘곡물집’에는 공주에 오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상품을 판매할 통로가 필요했다. 천재박 곡물집 브랜드 디렉터는 카페 운영만으로는 직원을 고용하고 일을 넓히는 데 한계를 느꼈다. “공주 밖으로 판로를 넓혀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해보고 싶었습니다.” ‘미수’(미숫가루) 같은 제품을 새로 내놓은 이유다. 행사 첫날인 16일 시작한 ‘카카오메이커스’ 온라인 기획전에서 곡물집도 미수 판매를 시작했다. 가게 일에 쫓겨 미룬 판로 확대를 ‘곳곳’ 참여로 시작한 셈이다. 천 디렉터는 매거진과 온라인 기획전 참여 경험을 두고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연결될 수 있는 지점들이 많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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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에는 공주의 여러 업종에 걸친 가게 40여곳이 실렸다. 카카오 담당자들은 지역 주체들의 추천을 받고 현장을 답사해 가게를 골랐다. 글도 카카오 직원이 직접 썼다. 카카오는 매거진을 본 독자가 가게를 찾고 행사 뒤에도 소식을 받을 수 있도록 카카오 서비스를 연결했다. 가게 소개에 실린 큐아르 코드를 찍으면 카카오톡 채널이나 카카오맵으로 이어진다. 채널에서 쿠폰을 받거나 지도에서 메뉴와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가게는 채널을 추가한 손님에게 소식과 쿠폰을 보낼 수 있다.

가게들을 모아 프로그램을 꾸리는 데는 지역 커뮤니티가 나섰다. 제민컴퍼니즈는 2022년 제민천 마을에서 시작한 창업자·창작자 모임이다. 책방과 카페, 공방을 운영하는 상인부터 프리랜서·예술인까지 130여명이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 모여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지원금 없이 장터 ‘십시일반마켓’을 네 차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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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곳곳’에 참여할 가게를 섭외하고 ‘공주 아뜰리에 위크’를 준비했다. 작업실을 여는 ‘오픈 아뜰리에’, 가게 주인과 창작과 취향을 나누는 ‘아뜰리에 살롱’, 십시일반마켓 등으로 구성했다. ‘공주 아뜰리에’라는 틀과 브랜딩, 집기는 카카오가 마련했고, 프로그램은 지역 상인과 기획자가 채웠다. 공주시는 시설물 설치와 도로·하천 이용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도왔다.
이병성 제민컴퍼니즈 대표는 ‘곳곳’의 지원으로 마켓 판매자가 늘고 외부에 알릴 통로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류의 범위도 넓어졌다. ‘오픈 아뜰리에’와 ‘아뜰리에 살롱’에 참여를 제안하고 함께 준비하면서 그동안 교류가 적었던 상인·창작자들이 협력할 접점이 생겼다고 한다. “곳곳 사업과 아뜰리에 위크에 초대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협력 관계로 이어지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카카오와 지역 기획자들은 프로그램을 지역의 필요와 취향에 맞게 바꾸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가게를 포함해 투어 동선을 다시 짜거나, 아뜰리에 위크에 새로운 상인들이 함께하도록 넓히는 식이다. 김은화 리더는 “지자체와 지역 기획자, 소상공인들이 힘을 모아 지역 상권을 계속 알리는 주체가 됐으면 한다”며 “카카오가 ‘곳곳’으로 마련한 판을 지역이 자기 방식으로 바꾸고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주의 ‘곳곳산책’은 25일까지 열흘간 제민천과 감영길 일대에서 이어진다. 카카오맵에서 가게와 명소를 잇는 3.5㎞의 ‘곳곳산책길’을 확인할 수 있다. 해설사와 함께 가게를 둘러보는 로컬 도슨트 투어(24~25일)도 진행한다. 제민천 일대 12곳의 큐아르 코드를 찍어 ‘톡디지털카드’를 모으는 ‘산책빙고’는 11월30일까지 계속 이어지며, 모은 카드에 따라 사은품을 준다. 함께 열리는 아뜰리에 위크를 비롯한 각 프로그램별 운영일과 참여 방법은 곳곳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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