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민 71% 사형제 폐지 흐름 알지만…52%가 ‘필요시 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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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세계 사형폐지의 날을 닷새 앞둔 가운데, 시민 절반 이상이 ‘사형제 유지 및 필요시 집행’을 지지한다는 인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 대부분이 사형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국내외 흐름을 알고 있었지만, 인권보다 흉악범죄 처벌 측면에서 사형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그만큼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민 인식과 대체 형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5일 한겨레에 공개한 사형제 관련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천명 가운데 52.9%가 한국의 사형제도에 관해 “유지하고 필요시 집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처럼 법적으로는 유지하되 집행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도 34.3%였다. 반면 “법적으로도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8.5%에 그쳤다. 이번 설문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지난 9월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6대 인권의제(평화적 집회의 자유, 젠더정의, 기업 책임, 분쟁지역 대응, 사형제, 북한인권) 인지도 조사 가운데 한 부분이다. 조사는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진행했다.
시민 대부분은 사형제를 폐지하거나 시행하지 않는 국내외 흐름은 잘 알고 있었다. 응답자 70.9%가 “세계 다수 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했거나 더 이상 집행하지 않고 있다는 국제적 흐름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또한 1997년 이후 3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에 대해 “사형제 폐지가 국제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생명권을 비롯한 국제인권기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오판의 위험과 피해자·유가족의 권리, 사회 안전 등 시민들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를 함께 살펴보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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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사형제 입장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1순위)로 ‘흉악범죄에 대한 처벌 필요성’(26.6%)을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사형제의 법적 폐지를 논의할 경우 가장 먼저 검토돼야 할 사항(1순위)으로도 ‘흉악범죄 피해 예방 및 사회 안전 대책 마련’(18.3%)과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 대체 형벌 제도’(16.9%)가 상위를 차지했다. 시민 다수가 사형제 논의를 ‘인권’ 측면보다 ‘범죄 예방, 피해자 보호, 대체 형벌’ 측면에서 고민하는 셈이다. 검토 기준으로 ‘사형수의 수감 실태와 장기 수용 문제’(8.2%)나 ‘국제인권기준과 해외 사례’(6.9%)를 꼽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사형제 주제에 대한 태도를 5개 문항(5점 척도)으로 물은 결과에서는, ‘사회적으로 논쟁적·대립적인 주제'라는 데는 72.3%가, ‘사회적으로 더 관심이 필요한 주제'라는 데는 67.4%가 동의했다. ‘평소 잘 알고 있는 주제'라는 응답도 67.8%로 높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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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개인적으로 나와도 관련이 있는 주제'라는 응답은 32.6%(평균 3.01점)에 그쳤다. 사회적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자신과의 접점은 낮게 느끼는 ‘거리감'이 뚜렷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캠페인·서명 참여 의향(52.7%)도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인지와 공감을 실질적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과제로 확인됐다고 한국지부는 설명했다.
조희경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국제앰네스티의 ‘2025 세계 사형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45개국이 법률상 또는 사실상 사형제를 폐지했고, 한국도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에 해당한다”며 “생명권과 오판의 위험, 범죄 피해자와 유가족의 권리, 사회 안전과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대체 형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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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1961년 설립돼 세계 160개국 이상 1천만명의 회원과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인권 단체다. 한국지부는 1972년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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